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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꽃샘추위 녹인 '젊은 피' 열정의 무대

서울시향 김선욱, KBS교향악단 오주영 협연 무대

제법 매서웠던 꽃샘추위도 차세대 한국 클래식 음악을 짊어지고 갈 젊은 연주자들의 열정 넘치는 무대 앞에서는 맥을 못 추었다.

 

봄을 시샘하듯 차가운 바람이 불었던 지난 27일 저녁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날 연주회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거장들의 음악을 조명하기 위해 마련한 '비르투오조 1'. 피아니스트 김선욱(21)이 처음으로 차이코프스키 '피아노협주곡 1번'에 도전하는 무대로 일찌감치 관심을 모아서인지 연주회 며칠 전부터 티켓이 모두 팔려나갔다.

 

차이코프스키 '피아노협주곡 1번'은 TV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자주 쓰이는 대중에게 친숙한 작품이지만 힘과 기교, 러시아적 감수성이라는 3박자가 조화를 이뤄야 해 연주자에게는 절대 쉽지 않은 곡이다.

 

검은색 연미복을 입고 등장한 김선욱은 큼지막한 손으로 건반을 장악하며 힘있게 1악장을 시작했다.

 

건반이 부서질 듯 강한 에너지로 낭만적인 선율을 표현하면서도 정확하고, 선명한 타건을 잃지 않은 것이 돋보였다.

 

템포가 느려진 2악장에서 완급을 조절하며 서정미를 한껏 발산한 그는 다시 템포가 빨라진 3악장에서는 러시아 특유의 정열을 폭발시키며 30여분에 걸친 협연을 마무리했다.

 

마지막 마디를 끝내고 피아노에서 손을 떼자마자 객석에서는 커다란 '브라보' 외침이 터져나왔고, 지휘를 맡은 우크라이나 출신 지휘자 키릴 카라비츠는 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김선욱은 청중에게 인사할 때 이마에서 땀방울이 뚝뚝 흘러내릴 정도로 연주에 온 힘을 다한 모습이었다.

 

관객들은 앙코르를 기대하며 계속 환호와 박수갈채를 보냈지만 기진맥진한 그는 5-6차례 커튼콜을 한 뒤 악장의 손을 이끌고 퇴장했다.

 

하루 앞선 26일 저녁 같은 장소에서 열린 KBS교향악단의 연주회 열기도 이에 못지않았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오주영(23)이 멘델스존의 '바이올린협주곡 E단조'를 협연해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오주영은 11살 때 미국 새너제이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바이올린 '신동' 출신으로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바이올리니스트 황금 조련사'로 꼽히는 고(故) 도로시 딜레이 교수와 강효 교수의 추천을 받은 유망주다.

 

그는 바이올린과 한 몸이 된 듯 완벽한 활쓰기와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주로 낭만주의 음악의 걸작으로 불리는 멘델스존의 협주곡을 훌륭히 소화했다.

 

베토벤, 브람스, 차이코프스키의 협주곡과 함께 4대 바이올린협주곡으로 꼽히는 멘델스존의 이 작품은 낭만과 정열, 서정이 골고루 녹아있어 바이올리니스트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도전해보고 싶어하는 곡.

 

연주를 마친 오주영은 환호하는 청중들에게 3분여 길이의 자작곡을 앙코르곡으로 들려줘 더 큰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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