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집 '피스 러브 & 아이스크림' 내고 활동
윤하(본명 고윤하ㆍ21)를 만난 시간은 오전 11시였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수업을 마치고 헐레벌떡 뛰어왔다.
"사실 오전 11시까지 수업인데, 한 시간만 듣고 왔어요. 교수님께 말씀드렸더니 '좋은 성적은 기대 말라'고 하시네요"
2004년 일본에서 '오리콘 혜성'으로 데뷔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인 윤하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전공 이외에 실용중국어를 배우고 부전공으로 문화콘텐츠 과목도 이수 중이다.
단 한 차례도 휴학하지 않고 학업을 병행하면서 한국과 일본에서의 쉴 틈없는 스케줄을 소화하는 그를 주변에서는 '악바리'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자신이 주연한 일본영화 '이번 일요일에'의 개봉으로 현지 프로모션에 참여하고, 국내에서는 3집 파트A '피스 러브 & 아이스크림(Peace Love & Ice cream)'을 발표했다.
"영화요? 솔직히 제 연기를 보면 손발이 오그라들어요. 지인들은 제 연기의 40%만 자연스럽고 60%는 부자연스럽대요. 하지만 일본에 유학 간 여대생으로 집안에서 상처받은 역할이어서 어색함이 캐릭터에는 잘 어울렸대요. 하하."
털털하게 웃지만 3집에서도 솔직하고 욕심 많은 성격은 숨길 수 없다. 기타와 피아노를 베이스로, 록에 기반을 둔 음악은 장르를 넘나드는데 거침이 없다.
'브레이크 아웃(Break Out)'으로 강한 기타 리프의 촌스러운 LA메탈 계열 록을 들려주더니, 자작 발라드 '사랑하다'에서는 더없이 애절하게 반전한다. '러브 유 러브 유 러브 유(Luv U Luv U Luv U)'는 처음 선보이는 댄스곡. 모던 록 분위기의 '마이 송 앤드(My song and)...'와 피아노 솔로 자작곡 '쉬 이즈(She is)'는 깨끗한 음색이 감미로워 사랑스럽다.
스웨덴 작곡가가 참여한 타이틀곡 '1, 2, 3'은 '비밀번호 486', '텔레파시' 등 전작의 연장선에 있다. 리듬은 솔 펑크, 멜로디는 컨트리풍이지만 감각적인 가사로 예스러운 느낌을 반감시켰다.
"전작의 연장선에 있는 곡을 부르겠다는 의무감이 스스로 들었어요. 대중이 원하는 음악에 귀 기울이면서 제 스타일을 살린 거죠. 일본 쟈니스 풍의 음악을 쓰던 친한 프로듀서가 자신이 쓴 밴드 음악을 들려주면서 30명 중 4명만 좋아해도 좋다면서 '세상을 1㎜만 밝게 하고 싶다'고 말했죠. 그 얘기를 듣고 어린 제가 그간 폼만 잡고 살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어려보이는 얼굴이 콤플렉스였던 그는 "멋있고 강한 이미지를 만들려고 무대에서 노래할 때 웃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제 폼 잡는 걸 버리고 대중의 마음에 다가가려니 마음이 편해지고 음악이 풍성해졌다"고 말했다.
덕택에 음반 녹음 때마다 도망가고 싶거나 빡빡하게 짜인 스케줄 대로 움직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졌다. 노래를 빼면 자신에게 남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걸 깨달았고, 영원히 살 수 없다면 여건이 될 때 열심히 노래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요즘은 재즈, 일렉트로닉을 접목한 얼터너티브 록 등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하지만 그 장르로 활동 중인 분들께 '굴러온 돌멩이'라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아요. 새로운 음악을 들으면 눈이 초롱초롱해지죠. 최근 영국의 릴리 알렌 음반을 들었는데, 직설적이고 강한 가사를 '샤방샤방' 하게 부르더군요. 쓴 약을 달게 마시는 능력이 '예술'이었어요"
음반 발매 전 3집의 음원이 불법 유출돼 마음고생도 했던 그는 3집을 즐기는 방법을 조언했다.
"또래 가수 중에서는 네티즌의 음반 감상평이 많이 올라오는 편이에요. 전 소심해서 다 보죠. 때로는 울화통이 터지기도 해요. 하하. 음반에 심혈을 기울인 걸 다 알아달라는 건 아니지만 평론가가 아니라면 음을 분석하지 말고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음악은 음을 즐기는 거잖아요."
3집의 파트A에 이어 시리즈로 파트B도 나올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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