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서 뚜껑 안 닫히고 비닐봉지에 담아 배출…수거인력 보강·적극홍보 등 보완책 마련해야
지난 17일 저녁,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한 음식물쓰레기배출 수수료 비례제 모니터링에 참여했다. 음식물쓰레기를 배출하고, 수거해 가는 전반적 과정 자체에는 큰 문제는 없어보였지만 낯선 제도를 받아들이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탁했다. 현장에서 접한 문제와 개선점을 짚어봤다.
▲ 시민 의식 아직 미성숙= "비닐봉투에 싸서 내놓거나 통째로 버리고 오면 되는데 이건 수거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잖아. 때 놓치면 하루 더 묵혀야 되고, 그러면 또 냄새나고."
이날 돌아본 완산동의 주택 밀집 지역. 산 꼭대기까지 빼곡히 들어찬 집을 가가호호 방문, 문전(대문 앞) 수거했지만 시민들의 협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수거용기는 음식물을 소쿠리에 담으면 수분이 밑으로 걸러지는 이중 구조다. 음식물쓰레기처리장으로 가기 전 1차로 침출수를 제거해 수수료 부담과 환경 오염을 줄이려는 조치다.
원활한 수거를 위해 뚜껑이 닫힐 만큼만 담아야 하는데, 지나치게 많은 양을 담아 뚜껑이 열린채 배출하는 가구가 많았다. 뿐만 아니라, 여전히 비닐봉지로 꽁꽁 싸매거나 몇 겹씩 싸서 대문 앞에 놓아두는 집도 있었다.
'다른 사람이 내집앞 수거용기에 음식물 쓰레기를 갖다 버리면 어쩌나.' 무엇보다 수수료에 대해 주민들은 적잖이 고민인 듯 했다. 그러나 내 것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 가구당 등록된 고유번호로 인식하는 시스템(RFID)을 갖추고 있기 때문.
▲ 수거 인력 부족= 수거반은 음식쓰레기 배출이 많지 않은 봄이지만, 비례제 시행 후 수거량 자체는 확실히 줄었다고 했다.
굽이굽이 좁은 길을 오르느라 그들은 690kg급 소형 트럭을 탄다. 지금은 대형수거용기 6대를 싣고도 거뜬하지만, 겨울철 빙판길에 대한 걱정을 씻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나마 이 트럭마저 없다면 산 꼭대기까지 수거용기를 들고 오르락내리락 하는 수고가 필요하기 때문.
또, 야간에 수거를 하느라 어두운 수거 용기 몸통이 차량이나 전봇대 뒤에 가려져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2·3층 주택이 많은 삼천동의 경우 대문 한 개에 많게는 7개 가량의 수거통이 나온다. 이 때문에 수거반은 1인당 430여 개 이상을 수거하는 무리가 따른다며 인력 부족을 호소했다.
상가의 경우 폐점 후 무게를 달아 부과한다는 점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컸다. 영업시간이 서로 다른 음식점들이 이미 수거한 다른 가게의 수거용기에 쓰레기를 버리기도 해 자물쇠를 채워 수거의 어려움도 많았다.
▲ 보완책 마련 시급= 당초 사업 목표치인 음식물쓰레기 30% 감량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시민들이 제도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갖고 쓰레기를 버릴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고, 수거인력 보강도 필요할 것 같았다.
당장 수거 인력을 채용하기 보다는 아르바이트나 사회적일자리와 연계하는 것도 대안일 것이다. 용기 사용법을 모르거나 등록되지 않은 용기를 사용하는 등 미수거·요금 미부과의 문제도 해결해야할 과제다.
새로운 제도에는 늘 시행착오가 따르기 마련이지만 올바른 정착을 위한 민관의 공동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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