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우도농악 천하의 상쇠 나금추' 21일 소리문화전당
전남 수피아여중 2학년때 '남원여성농악단'에 홀려서 학교를 중퇴할 정도로 농악에 미친 사람. 오빠한테 들켜 작대기 찜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100만원을 훔쳐 집을 나와 남원여성농악단을 따라다니다 끝내 큰 상쇠가 된 사람.
한이 있다면 꽹과리 가락에 실어날리고, 서러움이 있다면 부포짓에 던져버리며 살아온 인생이다.
여성농악단에서 가장 이름을 떨쳤던 상쇠 나금추 명인(71·전북무형문화재 제7호). 그의 후배와 제자들이 "예인 나금추의 가치를 올곧게 보여줄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드리고 싶었다"며 더이상 늦출 수 없는 아름다운 판을 펼친다. 21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리는 '호남 우도농악 천하의 상쇠 나금추'.
나긋나긋한 쇳가락도 일품이지만, 천부적인 율동미가 넘쳐나는 신들린 부포놀이가 혼을 빼놓는 나금추 명인은 1938년 전남 강진읍 동성리에서 태어났다. 열일곱살에 약장사를 따라 남원으로 온 후 남원국악원에 입학해 강도근 김영운 선생으로부터 판소리를 배웠다. 열여덟살에는 농악에 입문해 '춘향여성농악단' '아리랑여성농악단' '한미여성농악단' 등에서 젊은 날을 보냈다. 마흔여섯이 되던 1983년에는 '제9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일반부 장원을 했으며, 1985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이리농악단' 상쇠로 출연해 대통령상과 개인연기상을 수상했다. 같은해 '제11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서도 농악부문 장원을 차지했다.
1987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7호 부안농악 상쇠 기능보유자로 지정됐으며, 1988년 서울올림픽에 초대되기도 했다. 이후에는 전북도립국악원 민요반과 우도농악반 교수를 역임하는 등 교육과 공연에 열정을 쏟아왔다.
이번 공연에서는 한 시대를 상쇠춤으로 풍미했던 나금추 명인의 '부포놀이'와 그의 젊은 제자들이 함께 만든 금추예술단의 '판굿', 상쇠의 '부포놀이'와 함께 '판굿'의 꽃으로 불리는 '설장구' 등이 신명을 전한다.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 차복순씨는 판소리 '수궁가' 중 '고고천변 대목'을 부른다.
연출을 맡은 이명훈씨는 "다시 판을 이끄는 '상쇠 나금추'의 모습, '소리꾼 나금추'의 모습을 드러내고 싶다"며 "고령임에도 노익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예인 나금추'를 통해 1960∼70년대 여성농악단에서 보여줬던 판제와 기량을 다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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