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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연극의 추락…'아, 옛날이여'

전국연극제 수상 3년째 무산…경쟁력 강화 노력 부족 분석

전국 연극제에서 네 번의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명성이 높았던 전북 연극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16일 폐막한 '제27회 전국연극제'에 문화영토 판은 '경숙이 경숙아버지'로 출전했으나, 무관의 설움을 그친 것. 제작비 부족과 배우 기근 속에서도 창작극을 올리고, 극단 고유의 색깔을 찾기 위한 노력이 뚜렷했던 과거에 비해 그 탄탄했던 역량과 전통을 살려내 재도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북연극은 전국 연극제에서'물보라(1986)'와 '오장군의 발톱(1989)','꼭두 꼭두(1993)', '상봉(1993)' 등 네 번의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우위를 차지했으나, 최근 3년간 작품상 수상에 실패하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류경호 전북연극협회장은 "전국연극제는 창작극을 선호하고 있지만, 전북의 경우 창작극 출전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희곡 자체의 완성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애정을 갖고, 창작극 발굴에 힘을 쏟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도내 소극장은 불과 몇 년 사이 7곳으로 늘었고, 극단만 해도 10개 이상, 연극에 종사하는 정식 회원수가 300명이나 된다. 전북도에서도 전북 연극계가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무대지원사업 등 다양한 형태로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소극장도 적었고 예산도 부족했지만 자기 희생적인 무대를 마련했던 과거에 비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극 단체들의 치열한 고민은 없어졌다는 지적이다.

 

곽병창 우석대 교수는 "작품이 15~20일 만에 무대에 올려지는 현실은 문제가 있다"며 "작품을 올리는 데 급급하다 보니, 새로운 작품을 긴장감있게 만들기 보다 검증됐던 작품을 올리다 보니 발생되는 문제"라고 짚었다. 전주 이외 지역 극단과 소극장들이 경영난으로 지원금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오히려 자생력 확보가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화 돼 전북 연극이 과거 우위를 되찾으려면 지역 극장에서 외부 단체를 데려오기 보다 지역 단체를 발굴하는 일이 급선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류 회장은 "부산연극협회의 경우 창작극만을 무대에 올리도록 하는 제도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전북의 연극 현실엔 그대로 적용하긴 어렵겠지만, 창작극을 발굴하기 위한 보완 장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민철 전북연극협회 부회장은 "연극판에도 전문적인 식견을 지닌 밀착형 평론가가 필요하다"며 "아프면서도 약이 될 수 있는 제대로 된 평만 나온다면 연극판에도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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