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부여박물관 '임강사지' 발굴
백제시대 사찰 벽화가 발굴조사를 통해 비록 조각난 일부 형태이기는 해도 그 자태를 드러냈다.
국립부여박물관(관장 권상열)은 지난 4월23일 이후 충남 부여군 부여읍 현북리 51-2번지 일원에 소재하는 고대 사찰터인 '임강사지'를 발굴조사한 결과 백제시대 유물임이 분명한 채색 벽체 조각을 수십 점 수습했다고 1일 말했다.
권상열 관장은 "이들 벽화 조각은 A-1구역이라고 명명한 백제시대 건물터 내에서 백제 연화문 와당이나 같은 시대 평기와류와 함께 다량으로 출토됐기 때문에 백제시대 벽화 유물임에 틀림없다"고 덧붙였다.
백제 마지막 도읍 부여에서 나온 백제시대 벽화 편은 1942년 부소산 절터 출토품이 있으나 출토된 경위가 불분명하다.
김유식 부여박물관 학예실장은 "따라서 이번에 출토된 벽화 편(片)은 안정된 백제 문화층에서는 처음 출토된 유물이라는 점에서 백제 회화사 연구의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실장은 "이번 조사는 시굴조사인 까닭에 A-1구역 건물터 전체에 대한 정밀 발굴이 계속되면 더욱 많은 벽체편이 출토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번 시굴조사를 통해 조선시대 각종 지리에서는 금강 변에 인접한 절터라고 해서 '임강사지'(臨江寺址)라고 일컫은 이곳이 백제시대 사찰터임이 분명해졌다.
이곳은 1964년 동국대박물관이 발굴조사를 벌인 결과 백제시대 절터로 추정하긴 했지만 정식 보고서를 발간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적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 방형 초석(方形礎石.사각형 기둥받침돌)과 원형주좌 초석(圓形柱座礎石.둥근 형태의 기둥받침돌)이 있는 백제시대 대형 건물터가 드러나고, 아울러 백제시대 각종 기와류가 출토됨으로써 적어도 백제시대 이곳에 대형 사찰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실해졌다.
두 종류의 초석 중 방형 초석은 원형주좌 초석에 비해 60㎝ 가량 낮은 곳에 위치하므로 직접 기둥을 받치는 돌이 아니라 초석 아래를 다시 받치는 초반석(礎盤石)일 가능성이 높다고 조사단은 추정했다.
백제 특유의 건축 기법으로 꼽히는 초반석은 익산 미륵사지 동금당 및 서금당에서도 확인된 적이 있다.
이 건물터는 장축 20.9m에 단축 14.7m, 정면 3칸, 측면 2칸까지 규모가 조사됐다.
기둥간 거리는 정면이 4.8m, 측면은 3.6m로 나타났다. 이 중 정면 주간거리는 익산 왕궁리사지 금당터 중앙칸 너비와 일치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조사단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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