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납품용이나 기름값만 달라" 수법도 가지가지
최근 주부 김모씨(36·전주시 평화동)는 황당한 일을 당했다. 승용차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중 뒤따라오던 냉동탑차에서 한 남자가 내리더니"백화점 입점용인 제주산 은갈치를 싸게 판다"며 싱싱한 생선을 꺼내 보였다.
냉동차 운전자는'제주 은갈치가 원래 한마리당 3만5000원 선인 최고급 상품으로 상자당 최소 18만원이 넘지만 남품을 하지 못하게 돼 처분할테니 10만원만 달라'고 했다. 김씨가 돈이 부족하다고 하자'기름값이라도 하게 가진 돈만 주고 가라'고 했다. 김씨는 지갑에 있던돈 8만원을 꺼내주고 집으로 돌아와 상자를 개봉한 후에야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얼음이 가득채워진 상자안에는 그냥 갈치 몇 마리가 덩그라니 있었던 것. 트렁크에 실어준다는 남성의 말만 듣고 구입한 생선 박스를 확인하지 않았던게 화근이었다.
명절 전후 간간이 나타나던 '길거리 차량 떨이 사기'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들은 수산물과 과일, 건강보조식품 등을 대형 할인마트에 납품후 잔량이 남아 처분하기 위해 싼 값에 판다며 소비자를 속이고 있는 것. 그러나 이렇게 구입한 상품은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이 대부분이다.
길거리 차량떨이 사기의 경우 생선과 사골 등과 같은 수산, 축산물 등 음식물이 기승을 부렸지만 요즘은 다양해져 건강보조식품과 상품권 등으로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
강모씨(28·금암동) 역시 얼마전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옆 차선에서 대기하고 있던 한 남성으로부터 "백화점에 납품하는 70만원 짜리 산삼엑기스인데 재고가 돼 팔지 못한다"며 그냥 가져가라고 했다. 강씨가 이에 응하자 담배 값이나 달라고 요구해 부모님께 선물할 요량으로 이 남자에게 3만원을 내밀고 물건을 받아왔다. 집에 도착한 강씨는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 본 후, 자신이 가져온 상품이 백화점에서 판매하지 않는 상품인데다가 같은 유형으로 길거리에서 사기를 당했다는 사례를 확인한 뒤에야 속았다는 사실을 알고 후회했다.
이 같은 피해사례가 빈발함에 따라 소비자단체에서는 차량떨이 사기판매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주부클럽 전북소비자정보센터 관계자는 "길거리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경우에는 사업자에 대한 신변을 파악할 수 없어 제품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피해구제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원산지 미표시 및 저가의 상품 판매, 사업자의 정보 등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선제품을 구입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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