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운주면 원구제리 이창조 이장
"옛날에는 여기에서 멱 감고 놀았죠.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물이 서서히 사라지더니 최근에는 아예 없습니다".
완주군 운주면 원구제리 이창조 이장(72)은 갈수록 건천으로 변하는 구룡천을 보며 암담해 했다.
원구제리에서 태어나 70평생을 살아오면서 구룡천이 말라가는 것을 눈으로 계속 지켜봤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하천에서 물놀이를 하기는 커녕, 농업용수 조차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근심이 더욱 늘어나게 됐다.
이 이장은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갑자기 물이 사라져간 것으로 기억난다"라고 구룡천의 변화를 설명했다.
경천저수지를 휘감는 구룡천은 운주면 구제리 일대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던 꽤 규모있는 하천이다.
일대 주민들은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구룡천에서 직접 물을 끌어 논과 밭에 농업용수로 공급하며 농사를 지었다.
그러던 것이 농업용수는 차지하고, 아예 하천이라고 말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물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비만 오면 하천 상류에서 물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쏟아지는 것이다"라고 이 이장은 말했다.
실제로 구룡천은 개량공사 후 비가 많이 온다 싶으면 상류에서 걷잡을 수 없이 많은 물이 쏟아져 내려온다.
어지간히 내려서는 하천에서 물을 볼 수 없지만, 많은 비가 오면 되레 구룡천이 소화할 수 없을 만큼 넘친다는 것이다.
이는 구룡천이 반듯한 직강하천으로 바뀌면서 하천의 유속(流速)이 예전보다 크게 빨라졌기 때문이다.
"구룡천이 다시 살아나 우리 주민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이장의 소박한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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