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8 02:09 (Sat)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여성·생활
일반기사

[여성의 힘 2050] '라인댄스' 행복지도사

전북도립여성중고 '단발머리 봉사단'…댄스지도사 자격증 따고 시설·행사장 찾아 공연

중년여성들에게 단발머리라는 단어는 풋풋했던 여고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교복 상의 하얀 칼라 위로 가지런히 자른 단발머리 모습은 여고생들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그 시절 여러 사정으로 인하여 진학의 기회를 놓쳤다가 뒤늦게 배움의 길에 들어선 늦깎이 여고생들이 모여 단발머리봉사단을 만들었다. 여성들의 봉사활동은 대부분 사회복지기관을 방문하여 요리, 목욕, 미용, 청소해주는 노력 봉사 위주이지만 이들은 라인댄스 공연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물한다. 전라북도립여성중고등학교에 입학해 체육시간에 처음으로 접한 라인댄스에 재미를 붙인 이들은 계발활동을 통하여 전문적인 기능을 익혔다. 원래 무용에 관심이 많았기에 이런 기회를 놓칠 수가 없었다. 집안 살림하면서 늦깎이 공부를 하는 것도 벅차지만 타고난 재주를 묻혀두기에는 이들의 열정이 남달랐다. 학교학습발표회에서 공연을 관람한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여기저기서 출연 요청이 들어왔다.

 

지난해 고산면사무소 이주여성한글반 발표회 찬조출연을 시작으로 활동범위가 넓어지면서 이들의 실력은 날로 향상되었다. 단원 모두 라인댄스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지난 5월31일에는 100여팀이 출연한 전국풍남춤페스티벌 단체부문, 개인부분에서 우승하는 영광을 누렸다.

 

고등학교 3학년 6명으로 구성된 단발머리봉사단은 따로 연습시간을 마련하기 어려워 다른 학생들보다 일찍 등교하여 연습을 한다. 1교시 수업 전 30분씩은 전교생을 대상으로 라인댄스시간을 진행하여 학생들의 건강을 챙긴다. 요즘은 후배들이 자신들의 뒤를 이어가도록 제2기 단원을 선발하여 교육한다. 학생회장이자 단발머리봉사단장인 정연화씨(57·전주시 호성동)는 17일에 있을 참다운복지관 자원봉사활동 위해 주말에 사전답사를 다녀왔다. 18일에 있는 전주연꽃축제 출연 준비도 해야 한다며 활기에 넘쳐 있다. 라인댄스를 하니 건강관리를 위해 따로 운동을 하지 않아도 젊음을 유지한다. 김진아 단원은 라인댄스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체중 감량에 성공하여 주위에서 부러워한다.

 

이들을 지도하는 황은아 교사는 "춤추는 것을 좋아하더라도 나이와 체력 때문에 잘 따라하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40-50대가 주축인 전북도립여중고 학생들에게는 라인댄스가 적합할 것이라는 생각에 가르쳐 보았는데 예상보다 빠르게 받아들여 좋은 결과를 나왔다"며, "단발머리봉사단이 라인댄스를 통하여 새로운 꿈을 실현하고 있어 교사로서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생활체육협의회나 문화센터에서 라인댄스지도자로 활동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홍성임 전북도립여중고 교장은 단원들이 늦깎이 학생으로, 한 가정의 아내, 어머니로 바쁘게 살아가지만, 단발머리봉사단 활동을 통하여 자긍심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뿌듯하다며 학교 차원에서도 적극 지원하겠다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금주 여성객원기자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