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4~6세 사이 첫 교정 상담 받아야
교정치료 상담 도중 많이 듣게 되는 아쉬운 하소연이 있다.
"너무 늦게 온 건 아닐까요?" 그런데 그 뒤에 이어지는 말은 두 가지로 나뉜다. "더 일찍 왔으면 좀 괜찮지 않았을까요?" 또는 "제 나이에도 교정치료가 가능한가요?"다.
우리 아이의 교정치료를 위한 첫 상담은 언제가 좋을까? 일반적으로 알려진 상식으로는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 즉, 젖니가 모두 빠진 후 새로운 영구치열이 완성될 무렵이 교정치료의 최적기라고 한다. 그런데 영구치열 초기는 치아의 뿌리가 거의 완성되었을 뿐 아니라, 치아 이동에 대한 잇몸 뼈의 반응이 가장 좋은 시기인 것은 분명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교정치료의 시기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위턱과 아래턱의 관계가 좋지 못한 골격성 부정교합을 가진 경우에는 보다 이른 시기에 턱성장조절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며, 이 시기를 무심코 지나치게 될 경우 치료 방법에서 선택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
골격성 부정교합이 심하지 않고 가족력이 없다면 턱성장조절치료가 비교적 좋은 결과를 나타낼 수 있지만, 예쁘기만 한 내 아이에게 골격적인 문제가 있다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엄마 아빠가 아이의 골격적 문제를 조기에 알아보기가 쉽지만은 않다. 가장 쉽게 알아보는 방법은 아이의 치열이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물리는지를 관찰해 보는 것이다.
아이의 치열에서 다음과 같은 증상이 발견되었다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어금니를 문 상태에서 아래 앞니가 윗니를 덮고 있다(거꾸로 물림)거나 어금니를 문 상태에서 위 앞니와 아랫니가 닿지 않는 경우다. 또 어금니를 문 상태에서 위 앞니가 아랫니를 너무 깊게 덮어 아랫니가 보이지 않는 상태와 유치열인데 치아 사이에 빈 공간이 없이 촘촘할 경우도 관심이 필요하다. 위와 같은 증상들은 성장이 진행되면서 저절로 개선이 될 가능성이 별로 없는 증상들이며, 이러한 증상들이 관찰되었다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교정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는 만 4~6세 사이에 첫 교정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으며, 아이의 문제에 따라 치료시기에 대한 대략적인 계획이 수립되면 그 시기에 맞게 치료를 받으면 된다.
교정치료를 받기에는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삶의 질이 보다 향상되고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되면서 성인 교정 인구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 평균 예상 수명이 80세를 넘기면서 최근에는 성인·중장년층을 넘어 노년층에게까지 교정치료의 기회는 확대되어가고 있으며, '나이가 많으면 교정치료가 안된다'는 속설이 잘못된 상식이었다는 것도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일이다. 교정적으로 치아를 배열하는 데 나이의 한계는 없다. 다만 어린아이들보다 성인의 경우 골대사 속도의 차이로 인해 치아이동에 필요한 기간이 조금 길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뿐이다. 또한 골대사 속도는 사람마다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나이가 많다 해서 교정치료 기간이 반드시 길어진다고 볼 수만도 없는 일이므로 그다지 걱정할 일은 아니다. 궁극적으로 교정치료는 언제라도 그 시기에 맞는 가장 좋은 치료계획과 방법에 따라 진행할 수 있으므로 만일 상담 시기를 놓쳤다 해도 너무 걱정하지 말고 전문가에게 문의하는 것이 좋다.
너무 이르다고, 너무 늦었다고 고민하지 말자. 필요하다고 생각한 그때가 바로 교정치료의 최적기이기 때문이다.
/전영미 교수(전북대학교병원 치과 교정과)
▲ 전영미 교수는
전북대학교병원 치과교정과 부교수
치의학박사
대한치과교정학회 인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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