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은 비록 미약하지만, 한국 오케스트라 발전에 의미 있는 씨앗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데이비드 김)
한국은 최근 역량 있는 솔로 연주자가 대거 등장하며 클래식 강국으로 도약했지만, 오케스트라 부문은 여전히 많이 뒤처져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 등이 부쩍 성장했다고 해도 세계 유수의 교향악단과 비교하면 아직 수준차가 확연하다.
연주자 개개인의 역량은 뛰어난데 세계 일류의 오케스트라가 국내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6일 시작해 내달 1일까지 계속되는 제1회 린덴바움 뮤직페스티벌은 이런 의문에서 출발했다.
축제를 창설한 원형준 린덴바움 페스티벌 대표는 미국에서 바이올린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뒤 한국에 아직 연주자 수준에 맞는 오케스트라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웃 일본만 해도 명지휘자 번스타인이 주축이 되어 만든 퍼시픽뮤직페스티벌(PMF)이 20년 동안 이어오며 오케스트라 연주자를 배출하는 산실 노릇을 해온 것을 생각하면 원 대표에게 오케스트라 교육을 등한시하는 국내 현실은 놀랍고 안타까운 일이었다.
한국의 오케스트라 발전을 위해 PMF를 모델로 한 행사를 만들기로 한 그는 올해 초부터 친분이 있는 연주자들을 끌어모아 급하게 축제를 발족시켰다.
준비 기간도 짧고, 축제 기간도 길지 않지만, 지명도 있는 음악가를 대거 영입해 축제의 내실을 기했다.
미국 뉴욕주의 사라토가 페스티벌 음악감독인 바이올리니스트 샹탈 주이에가 음악감독직을 수락하자 그녀와 음악적으로 긴밀한 사이인 세계적인 지휘자 샤를르 뒤투아가 단 5일간의 여름휴가를 통째로 바쳐가며 기꺼이 지휘자로 나서기로 했다.
또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악장 출신인 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 데이비드 김을 비롯해 이탈리아 토스카니니 오케스트라 악장 미하엘라 코스테아, 스위스 로잔 오케스트라 첼로 수석 조엘 마로시 등 세계 유수의 교향악단 수석 13명이 축제에 합류했다.
이들은 오디션으로 선발된 한국의 젊은 연주자 100여명과 부대끼며 오케스트라 연주자로서 쌓은 자신들의 경험을 전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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