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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사회를 바꾼다] 2007년 개원한 고산산촌유학센터

아토피 왕따 등 신체·정신적상처 자연생활로 치유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공동체"를 내세우고 있는 고산산촌유학센터에서 1일 인근 인풍마을 경로회관에 지역 어른들을 초청해 점심식사를 대접하는 자리가 잇었다. 이곳은 고산 양아리 인풍마을 안쪽에 2007년 2월 '집단숙식형 산촌유학'이라는 형태로 국내에서 최초로 시작한 곳. 2006년부터 다양한 형태로 치유의 캠프를 진행하면서 꾸준한 결실을 맺고 있다.

 

마을입구에는 깊은 산골에 아름다운 호수를 연상시키는 화정저수지가 있고, 저수지를 지나 마을에 들어서면 여느 농촌마을과는 달리 아이들의 웃음소리, 재잘거림이 손님을 맞이한다. 유학센터에 들어서자 스스럼없이 다가오는 하얀 개, 오리와 닭이 사이 좋게 돌아다니고, 농촌생활을 위해 아이들이 가꾸고 있는 텃밭이 있다. 좀 늦은 오후가 되자 근처 수영장에서 실컷 물놀이를 했는지 온몸이 흠뻑 젖은 아이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도심에서는 아이들이 가정에서, 학교에서 여러 가지 과제로 짓눌려 이그러진 표정과는 달리 구김이 없고 자연에 묻혀 한 폭의 그림을 그려놓은 듯한 광경이 펼쳐졌다.

 

지금의 우리 아이들은 오락가락하는 교육정책으로, 갖가지 환경오염으로 인해 아토피 등 각종 피부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고, 경쟁만이 살길이라는 환경아래 잠시도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곳이 없이 짜여진 틀에 매여 생활을 하고 있다. 또한 대가족으로 살던 시절에서 핵가족으로 변화되면서 가족의 소중함이나 이웃의 소중함이 없어진 지 오래되었고 동네에서 친구들과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시간적 여유 없이 학원으로, 과외로 끌려 다니고 있다. 이런 어른들이 짜 놓은 틀에 짜인 생활을 하다가 회의를 통해 자기의 의사가 반영된 생활로 하루하루 생활하는 이곳은 아이들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다.

 

이곳에 이런 아이들의 천국과도 같은 것을 만든 이는 여기에서 삼촌으로 통하는 조태경대표이다. 그는 녹색연합에서 활동을 하다 농사를 지으러 부안에 갔다가 해창석산 싸움에 뛰어들었고, 이후 완주로 자리를 옮겨 농사를 지으면서 아이들을 위한 단기프로그램들을 진행하다가 '제3의 대안교육의 길'을 열어가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그러면서 산촌유학센터를 시작하게 됐다.

 

이곳의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자립교육을 위한 개인텃밭 가꾸기, 아이들이 직접 만드는 황토방 건립, 산나물채취 집중교육, 황토염색, 옷 만들기 등이 있으며, 농사교육으로는 논농사, 밭농사, 과수농사 등 농사체험 및 농사법 배우기, 각종 농기자재 사용법 교육, 유기농업, 자연농법, 태평농법 교육이 진행된다. 또한 예절교육으로 차 마시기 교육, 공동체적 삶에서의 관계 맺기 훈련, 비폭력대화법과 함께 용서와 화해하기 프로그램을 진행된다. 매일 아침 7시에는 요가체조를 통한 몸과 마음을 다르기, 명상법 교육과 수행을 통한 정신과 영혼의 정화, 일상속에서의 매순간 깨어서 바라보기(카르마요가)를 실천 수행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아토피, 비만, 만성비염, 학교부적응, 집단 따돌림 피해자(왕따), 사설학원혐오증 등 정신과 신체적인 상처와 질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이 다수 입학을 하였다고 한다. 지금은 20여명의 학생들이 유학을 와서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다. 물론 지금의 모습을 만드는 과정까지는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이곳이 꼭 있어야 한다는 신념은 이러저러한 힘겨운 어려움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곳의 교사들은 '자연이 아이들을 치유하고 올바른 인성교육을 실현해 낸다'는 믿음으로 아이들과 생활을 하고 있으며 대다수 프로그램 기획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그들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아이들이 너무나 예쁘게 보여 어쩔 줄 모르는 천진난만한 표정들이다.

 

이곳은 앞으로 떠나는 농촌의 현실에서 새로운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모델이 되는 것은 물론이요 마을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공동체로 산촌유학센터의 모습으로 발전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건강하게 자라야 할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치유의 공간이 되고 센터로서는 한국 최초의 모델이라는 책임감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들이 그들 앞에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그 어떤 역경도 이겨낼 것이라는 확신과 자신감에 가득 차 있다.

 

/이근석 NGO객원기자(전북의제21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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