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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전국서 모여든 손님으로 '대박' 전주 가족회관

김년임 사장 "미리 만든 비빔밥은 없죠"

전주시 음식 명인 1호이자 향토전통음식 전주비빔밥 지정업소 1-1호인 가족회관의 김년임 사장이 손수 비빔밥 재료를 담고 있다. (desk@jjan.kr)

"비빔밥은 정성과 사랑이 담긴 귀한음식이자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을 수 있는 충분한 가치가 있는 음식입니다. 전주 비빔밥을 격상시키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전주 비빔밥의 세계화 의지를 밝힌 김년임씨(71·무형문화재39호). 전주시 음식 명인 1호이자 향토전통음식 전주비빔밥 지정업소 1-1호인 가족회관의 사장인 그는 흔히 '비빔밥에 미친 할머니'로 불린다.

 

"미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들 하잖아요. 자나깨나 좋은 재료로 건강에 도움이 되는 비빔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이런 별명을 붙여주더라고요."

 

다소 격한(?) 별명이지만 싫지만은 않은 눈치다. 우리 가족에게 대접하듯 사랑과 정성을 담은 비빔밥을 내놓겠다는 뜻에서 지은 가족회관이 전주시 중앙동에 문을 연 지도 어느새 30년. 흐른 세월만큼 전북을 대표하는 '비빔밥 지킴이'로서 어깨도 무거워졌고 감투도 많아졌다.

 

주변의 도움이 오늘의 자신을 만들었다며 겸손해 하는 김씨는 이미 해외에서도 유명인사다. 기내식으로 제공되고 있는 그의 비빔밥은 동시에 비행기를 타고 미국과 유럽·중국·일본까지 날아가 명성을 날렸다.

 

특히 지난 2006년 5월 온갖 재료를 짊어지고 일본의 미쯔코시 백화점에서 열린 음식만들기행사에 참석해 놀라운 매출을 올리며 '최고의 비빔밥'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일본을 다녀오신 주변 분들이 음식점 벽에 붙어있는 제 사진을 봤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인지 가족회관을 찾는 일본 손님들은 현지에서 직접 예약을 하고 오시기도 하죠."

 

5일 70명의 일본인 단체 손님을 맞이하느라 정신 없이 바빴다는 김 씨. 요즘같은 휴가철에는 문을 열자마자 앉을 자리도 없을 만큼 북적인다. 아무리 바빠도 12가지 반찬과 20여 가지 재료를 하나하나 즉석에서 담아 내기 때문에 21명의 직원이 1분도 쉬지 않고 일해도 일손은 늘 부족하다.

 

새벽 시장을 돌며 하루 800인 분의 재료를 준비하지만 저녁 시간 전에 바닥나기 일쑤. 2시간 넘게 기다려야 겨우 먹을 수 있지만 그나마 맛도 못 보고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 손님이 많은 날은 건물 밖 수십m까지 줄을 서야하고 인근 주차장과 골목은 주차난으로 몸살을 앓는다. '가족 회관 때문에 장사 못하겠다'는 인근 상인들의 볼멘소리가 들릴 법도 하다.

 

"멀리서 오셨는 데 대접 못해드리면 저도 죄송스럽죠. 하지만 아무리 바빠도 맛있는 음식 드시러 오신 손님에게 미리 짜 둔 비빔밥은 내놓지 않는 것이 첫 번째 원칙입니다."

 

30년 역사의 비빔밥을 만들어 내느라 청춘을 바쳤고 손끝은 거칠어졌지만 아직 비빔밥에 대한 열정만큼은 '세계 최고'라는 김년임 사장.

 

칠순을 넘긴 그가 새벽 6시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가족 회관을 지키게 하는 힘은 돈도, 유명해지기 위한 것도 아니다. 비빔밥에 대한 열정, 오직 그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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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리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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