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성 지방·튀긴 음식 제한해야
과거 하루 세끼 먹고살기 힘들었던 시절에는 아토피환자가 그리 많지 않았고 또 쉽게 치료되었지만 요즘 같은 영양 과잉의 시기에는 오히려 선진국병이라 하는 아토피가 증가하고 있는 걸 보면 분명 먹을거리와 아토피의 상관성은 높아 보인다.
아토피 환자는 아토피의 발생에서부터 진행과정과 치료과정에 이르기까지 음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가공식품과 과자류에 들어 있는 인공첨가물이 아토피에 영향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논란이 있으며 음식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에 대한 영향에 대해서도 많이 이야기된다. 오늘은 한의학적 시각에서 아토피와 음식의 상관관계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영유아기 시절 너무 빠른 이유식이 알레르기나 아토피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아직 면역체계가 완성되지 않고 음식 섭취능력이 덜 발달된 시기에 콩, 우유, 고등어, 계란 등의 고단백질이 아이의 몸에서 이종단백질로 인식되어 항원 항체반응에 의한 알레르기가 유발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유아기를 지나 소아기에 이르러서는 이러한 식품들이 아토피를 유발하거나 더 심하게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한창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가 필요한 상황에서 균형 있는 단백질의 섭취가 필요하다. 다만 특정 식품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는 제외하고 말이다.
한의학적 시각으로 보면 단백질보다는 동물성 지방이 더 문제가 된다. 동물성 지방의 포화지방산은 한의학적 용어로 '습열'에 해당한다. 습열은 몸에서 염증을 심하게 하고 독소를 만들며 면역체계를 혼란시킨다. 결과적으로 아토피환자의 점막과 피부의 염증을 악화시키며 가려움증을 심하게 만드는 것이다. 예부터 우리 선조들은 한약을 먹을 때 닭고기나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고 하였는데, 이는 습열이 염증을 심하게 하여 약의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기 때문에 그리 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아토피 환자는 동물성 지방이나 튀긴 음식 등을 제한하여야 한다.
아토피를 요즘은 환경성 질환의 범주에 넣는다. 환경의 공해에 의해 아토피가 발생하고 심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식품 속의 인공첨가물은 대표적인 환경 공해 중의 하나이다. 이들은 환경호르몬과 더불어 우리 몸속의 내분비계와 자율신경계, 그리고 면역계를 혼란시킨다. 아토피 발생의 명확한 기전이 밝혀지지 않은 이상 식품첨가물은 아토피의 잠재적 기피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아토피의 관리는 사상체질에 입각해서 관리할 때 효과적이다. 사상체질의학에서는 체질별로 유익한 식품과 해로운 식품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것이 절대적 기준이라고 강조하지는 않는다. 다만 식품이라 하더라도 기미(氣味)가 강렬하여 한열의 작용이 뚜렷한 것은 체질에 따라 엄격히 제한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꿀이나 인삼(인삼은 식품이 아닌 약으로 분류해야 함) 등은 열성이 많으므로 소양인이나 열태음인에게는 아토피 반응이 심해질 가능성이 많다.
/송정모 교수(우석대부속한방병원 사상체질과)
▲송정모 교수는
경희대한의학과 졸, 한의학박사(체질의학전공)
사상체질의학회 부회장
우석대 한의학과 교수
우석대부속 전주한방병원 체질·알레르기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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