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 가수 '가야랑' 이사랑씨 전주소리축제 조직위 합류
"안에 들어와보니 굉장히 바쁘게 돌아가고 있더라고요. 체계적으로 진행돼 온 일을 이제 와서 바꾸기에는 시간이 촉박하잖아요. 그런 점에서 소리축제와 좀더 일찍 함께 하지 못해 아쉬운 점들이 있어요. 그래도 힘든 것 보다는 재미가 더 커요."
지난달 부터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는 가야금 가수 '가야랑'의 이사랑씨(29). 올 초 가야금 연주자인 쌍둥이 언니 예랑씨와 '가야랑'을 결성, 가야금과 트로트를 접목시킨 '수리수리마수리'로 한창 인기를 얻고 있는 그이기에 소리축제로의 합류는 의외였다.
"소리축제 고문이신 한상일 선생님이 프로그램팀에 추천해 주셨어요. '가야랑'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고민도 많았지만, 저희 공연이 주로 저녁이나 주말에 많다 보니 조직위에서도 배려를 많이 해주세요."
한상일 고문과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성남시립국악단 기획을 맡아보던 당시 국악단장과 상임단원으로 연을 맺었다. 이씨는 "어른이 추천해 주신 자리였고, 평소 소리축제에도 관심이 많아 기쁘게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소리축제 프로그램팀에서 그가 맡고 있는 프로그램은 '명창명가'와 '정응민 추모공연', 그리고 올해 새로 기획된 '문학과 소리'다.
"가야금을 하고 있는 어머니와 쌍둥이 언니 외에도 외가가 국악집안이다 보니 '명창명가'가 가진 의미가 남의 일 같지 않아요. 또 '문학과 소리'는 음악적 성격이나 작곡가 섭외까지 제가 직접적으로 관여하다 보니 애착이 많이 가는 프로그램이죠."
이씨 고향은 전주. 그의 어머니는 전북도립국악원이 개원하기 전 가야금 교습소를 운영하며 전주에 가야금 바람을 일으켰던 변영숙씨다. 어머니 뱃 속에서부터 가야금을 들으며 자라온 쌍둥이 자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학사·석사 과정을 마친 언니는 실기인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학사와 서울대 대학원 인류학과 석사를 마친 동생은 이론과 기획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제가 '가야랑'을 한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제 지도교수님도 의아해 하셨어요. 지금도 저희를 잘 모르는 국악인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저희를 잘 알거나 알아가길 원하는 분들은 응원과 격려로 힘을 주시죠. 특히 예랑 언니를 지켜보신 분들은 '가야랑'을 통해 단 30초라도 대중들에게 가야금 소리를 제대로 들려줄 수 있어 좋다고 하세요."
이씨는 "국악기로서 가야금도 좋지만, '가야랑' 활동을 발판으로 퓨전이나 크로스오버를 넘어서는 대중악기로서 가야금도 가능할 것이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국악은 과거의 음악이기도 하지만, 오늘의 음악이기도 하며, 동시에 내일의 음악이라고도 생각한다"며 "'가야랑' 뿐만 아니라 소리축제가 그 징검다리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가야랑'의 이야기는 17일부터 KBS '인간극장'을 통해 5부작으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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