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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일색 가요계, 발라드가 실종됐다

음악업계 상업성 과잉, 장르 다양화 필요

가을. 가요계에서는 발라드의 계절이다. 하지만 요즘 발라드곡으로 가을 복귀를 준비 중인 가수들은 걱정이다.

 

지난해 시작된 댄스, 힙합곡의 강세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가수, 음반제작자, 작곡가들은 모두 "발라드의 실종"이라고 입을 모은다.

 

24일 각종 음악차트 상위권에는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와 지-드래곤의 '하트브레이커'을 필두로 투애니원의 '아이 돈트 케어', 카라의 '워너', MC몽의 '인디언 보이' 등 댄스, 힙합곡 일색이다. 모두 빠른 템포에 현란한 댄스곡이다.

 

2005-2007년 초까지 작곡가 조영수를 주축으로 붐이 인 미디엄 템포 발라드 시대가 있었던가 싶을 정도다. 당시에는 '댄스곡은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했고, PD들은 가요 프로그램 구성상 '춤추는' 가수를 찾아야 할 정도였다.

 

불과 2~3년새 바뀐 트렌드 탓에, 발라드 가수들도 댄스곡을 들고 나왔다. 지난달 왁스는 하우스 비트의 댄스곡 '결국 너야', '총맞은 것처럼'의 백지영은 2PM의 옥택연과 듀엣한 '내 귀에 캔디'를 이달 발표했다.

 

9월부터 박효신, 테이, 휘성, 환희 등 발라드 강자들이 복귀를 앞둔 지금, 특정 장르의 '쏠림' 현상은 음악업계의 문제일까, 음악팬들의 편식 때문일까, 의견이 다양하다.

 

▲쏠림의 원인은

 

가요 관계자들은 '가난한 음악업계'의 현실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어려운 환경에서 음반을 만드는 만큼, 흥행을 위한 안전성을 담보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히트곡을 쓴 작곡가에게 비슷한 스타일의 곡을 의뢰해 특정 장르가 쏟아진다. 비슷한 시기 몇몇 작곡가의 노래가 넘쳐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손담비의 '미쳤어'와 '토요일밤에', 애프터스쿨의 '아(AH)'와 '디바(Diva)' 등을 히트시켜 댄스곡 흐름에 일조한 용감한형제는 "내 음악만 나오는 것이 부담된 적도 있다"며 "음반제작자들은 '누구 곡처럼 써달라'고 요청한다. 작곡가들이 고집대로 만들어도 수정을 통해 음반제작자와 가수의 입맛에 맞춰질 때 '오케이'를 하니 비슷한 곡들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음반제작자들은 각종 음악차트 순위를 참고할 때 음악팬들이 발라드를 외면하는 듯 보이니, 제작을 기피하게 된다고 반박했다.

 

한 인기 남자가수 소속사 대표는 "온라인과 모바일에 가입된 팬들의 연령대가 10~20대에 편중됐기 때문"이라며 "이들은 노래보다 좋아하는 가수를 보고 곡을 구입해 자연스레 아이돌 가수의 댄스곡들이 음악차트 상위권에 올라가고 인기곡으로 인식된다. 다른 연령대의 음악팬뿐 아니라, 가요 프로그램 제작진도 이를 참고하니 우리 역시 흐름에 따를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흐름은 바뀌는 법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 씨는 "다양성 부재는 흥행에 대한 과잉 민감성 때문"이라면서도 "특정 음악이 통하는 트렌드의 잠식 기간은 분명히 한정돼 있다"고 강조했다.

 

발라드 히트곡이 많은 한 유명 작곡가 역시 "특정 장르로 유행이 변하는 흐름은 당연한 것"이라며 이렇게 덧붙였다.

 

"지금껏 댄스곡들이 이렇게 주목받은 적이 없었다. 과거 댄스곡을 쓰는 작곡가들은 '코드조차 모른다'며 무시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DSLR(digital single lens replex. 디지털 일안 반사식 카메라)로 누구나 쉽게 사진을 찍듯이 요즘은 컴퓨터 미디(MIDI:Music Instrument Digital Interface)라는 장비를 통해 누구나 손쉽게 음악을 만든다. 피아노로 곡을 쓰든, 컴퓨터로 곡을 만들든 대중이 좋아하면 좋은 곡이다. 멜로디만 좋으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에서 벗어나 좋은 곡을 만들면 다시 발라드의 유행은 돌아올 것이다.".

 

장르의 다양화를 위해서는 음악업계가 먼저 변화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다.

 

힙합곡을 주로 쓴 작곡가는 "장르가 편협하다는 것은 만들어낸 사람들의 문제이며 팬들은 취향대로 음악을 들으니 편식을 욕할 수 없다"며 "음반제작자와 창작자가 함께 장르 다양화를 위해 큰 흐름을 유도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음반제작자도 "장사에만 급급한 음악 생산은 결국 질 낮은 음악 풍토를 만드는 만큼 제작자들도 히트에 과잉 반응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며 "더불어 음악사이트와 가요 프로그램 등의 방송 매체도 아이돌 위주의 댄스곡만 노출할 게 아니라 다양한 음악을 소개해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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