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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축제] 현대예술축제장으로 변신한 기무사터

3일부터 플랫폼 인 기무사展

서울 종로구 소격동 옛 국군기무사령부 터가 현대예술축제장으로 변신해 대중들에게 문을 연다.

 

매년 주제와 형식을 달리해 열리는 현대예술축제 '플랫폼'의 올해 핵심행사인 '플랫폼 인 기무사'가 3일부터 국군기무사령부 터에서 열린다.

 

2006년 시작된 플랫폼은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를 맡았던 독립 큐레이터 김선정씨가 주도하는 예술축제.

 

올해 플랫폼은 기무사 터를 미술공간으로 활용하기로 결정된 이후 순수 예술행사로는 처음 열리는 것으로 기무사 터의 대부분 건물이 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각국 현대예술가 101팀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 다양한 예술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난다는 점 외에도 본청과 별관, 군호관, 복지관, 운전병 대기실 등 그동안 빗장을 굳게 걸어잠그고 있던 기무사터를 자세히 둘러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주최 측이 옛 건물에 되도록 손대지 않고 그대로 활용했다. 덕분에 을씨년스러운 공간은 이곳이 과거 어떤 일을 하는 곳이었는지를 연상시키고 지하로 내려가면 퀴퀴한 냄새가 나기도 한다.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전시장에는 스파이나 군인ㆍ획일성ㆍ억제ㆍ통제 같은, 기무사라는 공간이 주는 느낌을 형상화한 작업 등 기무사라는 공간의 장소성과 역사성을 반영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도자공들이 깨버린 조각들을 이어 붙이고 이음매를 금빛으로 칠하는 작업을 주로 해온 이수경은 기무사라는 공간을 '양'(陽)의 기운이 가득한 공간으로 해석하고 이곳에 '음'(陰)의 기운을 불어넣는 작업을 선보인다.

 

제의(祭儀)적 오브제들이 놓인 전시장에는 보컬리스트 정마리의 노래가 울려 퍼진다. 정마리가 정가(正歌) 형식의 음조로 부르는 노래는 멜로디가 없는 듯 하지만 알고 보면 '조국과 자유는 우리의 생명/멸공의 깃발 아래 함께 뭉쳤다'로 시작하는 기무부대 군가다.

 

스파이들의 활동상에 관심을 두고 그들의 활동을 조사한 일본 사진작가 요네다 도모코는 스파이들이 접선하는 곳이 사실은 동물원이나 공원, 극장 같은 일상적 장소라는 점에 주목하고 그들의 '은밀한' 활동이 이뤄지는 '공개적인' 장소를 흐릿한 흑백사진 연작으로 담아냈다.

 

브라질의 카밀라 스포사티는 연막탄을 이용한 일종의 조각작품을 출품했다. 작가는 전시 기간 매일 오후 7시에 연막탄을 터뜨려 보랏빛 연막으로 전시장을 채울 예정이다.

 

 

또 스웨덴의 마그누스 베르토스는 1978년 신상옥.최은희 부부 납북사건을 소재로 한 영상작업을 선보인다. 화면 속에서는 실제 작가가 북한에 관광객으로 들어가 몰래 찍은 영상들과 서울에서 찍은 최은희의 모습이 교차한다.

 

우순옥은 본관 옥상의 버려진 온실 공간에 화초를 심어 가꿈으로써 죽은 공간에 다시 생명력을 불어넣고, 양아치는 기무사 건물에 버려져 있던 스피커들을 모아 기무사 주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기무사 라디오 방송'을 내보낸다.

 

이불은 체육관에 열 개의 라이트타워로 이뤄진 4m 높이의 거대한 구조물을 세웠다. 프랑스어로 '아침의 노래'라는 뜻의 '오바드'(Aubade)라는 이름이 붙은 구조물에서는 유토피아와 역사의 잔재ㆍ제국의 몰락 등을 다룬 에스페란토 텍스트들이 번쩍인다.

 

 

크리스티앙 볼탕스키(프랑스)는 관객 참여형 작품을 선보인다. 은행에서 볼 수 있는 대기표 뽑는 기계에서 대기표를 뽑은 관객이 자신의 번호가 호명되면 옆방으로 들어가 진행요원의 지시에 따라 자신의 심장박동을 기록하는 식이다.

 

참여작가가 100여명이라 작품이 많은데다 넓은 공간 곳곳에 작품이 설치돼 있어 둘러보기가 만만치 않다.

 

전시는 기무사에서 연상되는 '통제'의 이미지를 반영해 오후 2~5시까지는 사전예약에 따른 도슨트 투어만 가능하다. 전시 공간이 워낙 넓어 효율적인 작품 관람에는 도슨트의 설명이 필요하다는 점을 배려한 것. 이어 야간개장하는 오후 5~9시에는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전시는 25일까지.

 

 

아트선재센터 입장료를 포함한 관람료는 성인 8천원, 학생 4천원. ☎02-733-8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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