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공예품의 재발견
"특히 올해는 슬픔에 젖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기동 어른이 갑작스레 떠나셨고, 조석진씨도 암과 투병중에 있어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목판서화가 안준영씨나 이기동 어른 자재분인 이신입씨, 도예가 이병노씨가 합류하면서 전북전승공예연구회가 새롭게 전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입니다."
18일까지 전주 교동아트센터에서 '제13회 전북 전승공예연구회작품전'을 갖는 김종연 전북전승공예연구회장. 적게는 13년, 많게는 20여년 가까이 함께 해온 이들의 비보(悲報)를 접한 그는 평생 외길을 걸어온 이들에 대한 곡진한 애정과 안타까움을 전했다.
올해 전시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합죽선, 침선, 한지공예, 소목, 전통악기, 목칠 등 각각 작품 한점씩만 추렸다. 참여작가는 최온순 홍춘수 고수환 김종연 조석진 김선자 유배근 김혜미자 한경치 박순자 김창진 윤규상 장정희 김옥수 김정화 전경례 서명관 김 용 안시성 안준영 이신입 이병노씨.
김 회장은 목조각 '차명(茗禪)'과 한지에 민화를 접목시킨 '일월오악도'를 내어 놓았다. 석채와 아교를 섞어 색을 덧입힌 것은 그로서도 처음 하는 시도. 아교가 금새 굳어 색 작업하는데 고충은 많았지만, 해놓고 보니 입체감이 도드라져 뿌듯했다고 전했다.
이기동 선생의 아들 이신입씨는 고운 선과 바탕에 아름다운 산수화 한 폭을 옮겨놓은 듯한 '팔등 합죽선'을 선보였다. 도예가 이병노씨의 매끈하면서도 단백한 맛이 있는'백자대호'를 비롯해 한 뜸 한 뜸 정성껏 수놓은 자수와 침선 등 전통을 그대로 잇는 작품들이 전시장을 메운다. 장인들의 예술혼과 손끝에서 나오는 솜씨가 합쳐져 완성된 작품들.
김 회장은 "혼과 땀이 어우러진 작품들에선 진한 감동이 전해진다"며 "신입 회원들이 합류한 만큼 전통공예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전승의 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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