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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그리운 동네 그때 그 사람들…'용담위로 나는 새' 展

공동체박물관계남정미소 사진전 17일부터 12월 31일까지

진안 안천면 상보마을 주민들. (desk@jjan.kr)

"언제나 속이 탄탄허지를 못허고 허허하지요. 이번 추석에도 고향 근처 산소에 벌초를 허로 갔더니 우리 동네 위치를 모르겄습디다. 이짝(쪽)에서 보면 그곳(살던 마을) 같은디 저짝(쪽)으로 건너가서 보면 또 긴가민가혀. 우리도 잘 모르겄는디 객지에 산 자식들은 금방 잊어브러. 그렇게 잊어불먼 끝이지요." (수몰민 이봉수씨)

 

수몰의 땅, 용담. 인간의 거친 욕망의 숨소리에 얼굴을 가리운 곳은 이제 침묵한다.

 

물에 잠긴 마을은 저마다의 지울 수 없는 그리움으로 남았을 터.

 

공동체박물관계남정미소(대표 김지연)가 17일부터 12월31일까지 '용담위로 나는 새'展을 통해 용담의 빛바랜 기억을 끄집어 올린다.

 

김지연 대표는 "용담 수몰지구 사진을 찍으러 다닐 무렵 토지 보상 문제로 막바지 진통을 겪던 이곳에서 나는 이방인에 지나지 않았다"며 "지난해 '진안골 졸업 사진첩'展을 열기 위해 수몰지구 학교의 졸업사진을 모으고, 폐교 당시 교지에 수록된 아이들의 애틋하고 정겨운 글과 사진을 보면서 고향이 주는 안온함이 그리워 염두에 뒀던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일찍이 조림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했을 당시 용담 수몰지역을 두루 돌며 기록을 해뒀던 고 전형무씨의 사진을 만난 것이 행운. 진안문화원(원장 최규영)이 전씨의 발품이 담긴 「그리운 고향산천」을 펴내면서 모아뒀던 묵은 사진을 제공, 김 대표의 손질을 거쳐 용담골 이야기가 새롭게 조명됐다.

 

상전면 신연마을에서 동네사람 모두가 거들던 마을 장례, 상전면 평은 마을을 육지와 잇는 마을 동맥선이었던 평은교, 정천면 원월평마을의 돌탑 제사, 한여름 시원한 물에 수박을 띄우던 정천면 음촌마을 사람들 등 이제는 기억의 뒤안길에서 반짝거리는 고향 풍광이 전시장을 메운다.

 

김 대표는 "이주민들에게 고향을 다시 보여주고 그 후손들과 모두가 기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기쁘고 감사할 따름"이라며 "고 전형무 선생님의 혼신의 열정이 담긴 사진을 제공해준 진안문화원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www.jungmis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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