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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중앙博 고조선실 신설..역사 흐름 한눈에

'원삼국' 용어 결국 퇴출, '부여ㆍ삼한실'로 대체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이 상설전시실 개편 일환으로 고조선실을 신설하고, '원삼국'이란 말 자체를 퇴출했다.

 

이번 전시실 개편은 단순히 새로운 코너가 신설되거나 명칭을 바꾼 데 그치지 않고, 고조선을 한국 최초의 '국가'(state)로 인정한 것은 물론, 그동안 몰(沒) 역사적 용어라고 끊임없이 지탄받은 '원삼국시대'(Proto-Kingdom Period)가 공식 퇴장했음을 의미하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박물관은 기존 주제별 전시체제에서 시대별 전시체제로 개편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다음달 3일 고고관 내에 200㎡ 규모의 고조선실을 신설하며, 기존의 '원삼국실'은 '부여ㆍ삼한실'로 명칭을 바꾼다고 28일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 조선실만 신설하면 고조선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우리 역사를 시대 순으로 한 눈에 살펴볼 수 있게 된다.

 

 

 

고조선실은 '고조선의 형성', '기원전 5세기 무렵 고조선의 변화', '기원전 4세기 이후 고조선의 발전', '고조선의 멸망과 문화의 파급' 네 부분으로 나뉘며, 고조선 유물 100여점과 관련 유물 등 200여점이 전시된다.

 

'고조선의 형성'은 이른 시기 고조선을 대표하는 유물로 추정되는 요령식 동검, 미송리식 토기, 탁자식 고인돌 등을 통해 고조선의 주요 영역을 설명한다.

 

'고조선의 변화'는 요령식 동검에서 한국식 동검으로 변화한 양상을 보여준다. 한국식 동검을 사용한 고조선과 남부 지역의 청동기 문화를 비교해 두 지역이 동일한 문화적 기반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고조선의 발전'에서는 철기문화를 바탕으로 중국과 다른 독자적인 통치 조직을 갖추고 질서 유지를 위해 8가지 법률을 두는 등 강성해진 고조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고조선의 멸망과 문화의 파급'에서는 평양 상리, 황주 흑교리 등의 나무곽무덤을 통해 화려한 마차를 사용한 고조선의 마지막 시기 문화를 추정해보고, 멸망 후 고조선 문화가 남한 지역으로 전파되는 양상을 다룬다.

 

일제강점기 때 수집한 북한 지역 출토 유물을 중심으로 전시되며 같은 시기 남한 지역 유물과 비교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고조선에서 사용한 화폐로 추정되는 명도전의 출토 모습을 재현해 발달한 경제상을 보여주며 고조선 문화가 영향을 미친 북한강변의 가평에서 출토된 화분 모양 토기와 가지창은 2003년 발굴 이후 최초로 전시된다.

 

나아가 박물관은 기존 원삼국실을 대체한 '부여ㆍ삼한실'에는 최근의 조사 성과를 반영해 부여, 옥저, 동예 등에 대한 전시를 보완한다.

 

'원삼국'이란 말은 일본 학계에서 먼저 사용한 용어를 받아들여 삼불 김원룡 박사가 고고학적인 한국사 시대구분 용어의 하나로 기원전후~서기 300년 무렵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했다.

 

하지만 이 시대에 삼한 78개 국(國) 중 하나이긴 하지만, 엄연히 백제와 신라라는 국가가 존재했으며, 더구나 '원' 삼국이라는 말은 그렇게 규정된 사회를 원시적이며 미개적인 것처럼 간주하는 시각이 포함돼 있다고 해서, 초기 삼국시대나 삼한시대로 불러야 한다는 반론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요즘 세계 문화인류학계 흐름에서도 '원'(proto)라든가 '원시'(primitive)와 같은 용어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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