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무용단 활발·새로운 시도 풍성…'부활의 몸짓'
전북 무용계의 가장 큰 수확은 애미아트의 '제18회 전국무용제' 금상 수상이었다. 몇 년 사이 늘어난 민간 무용단의 활발한 활동은 전북 무용이 다양성을 확보하며 성장하는 자양분이 됐다.
잊혀진 전통의 명인들을 다시 무대에 올리고 그들의 춤과 가락을 기록해 온 사단법인 마당의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은 전라삼현승무, 전주 학춤, 전주 검무 등 '전북춤 찾기'에 나섰으며, 조선시대 말부터 일제 초기의 춤사위를 간직하고 있는 조갑녀 명인의 발굴 무대도 주목을 모았다.
김화숙&현대무용단 사포의 소극장시리즈 등 소극장에서 무용을 공연하는 사례도 늘었으며, 우진문화재단의 젊은 춤꾼들에 대한 지원도 꾸준히 이어졌다.
'제18회 전북무용제'는 올해 처음 전주를 벗어나 고창에서 개최됐다. 그러나 컨템포러리 댄스 출전과 관련, 장르를 확장했다는 긍정적 평가와 무용제 성격과 맞지 않는다는 부정적 평가가 엇갈렸다.
무용 전공생 부족화 현상과 맞물려 순수무용보다는 생활무용이 활성화되는 상황이 벌어졌으며, 무용공연의 객석 대부분을 출연진 지인들이 차지하거나 텅텅 비는 객석 빈곤 현상도 여전했다.
▲ 전국무용제 금상 등 전북무용 위상 높아져
'제18회 전국무용제'에 전북 대표로 출전한 애미아트의 금상 수상은 지난해 손윤숙발레단의 대통령상 수상이 우연이 아니라는 증거인 동시에 전북 무용의 위상을 보여주는 쾌거였다.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무용평론가가 등장하기도 했다. 강명선 강명선현대무용단 대표는 '현대무용 안무가와 무용가의 심리상태가 즉흥표현에 미치는 영향'으로 한국해외문화교류회 '제2회 해외문단 신인문학상 공모' 평론부문에 당선, 무용평론가로 활동하게 됐다. 이화석 전북대 무용학과 교수는 '한국마케팅과학회 추계 국제학술대회'에서 교과과정으로서의 무용의 역할과 기능 등을 고찰한 '실용무용 교과과정 연구'라는 논문으로 우수학술상을 받았다. 그러나 지역 작품에 대한 평론 부재 현상은 해소되지 않았다.
▲ 문화소외계층 공연 어느때보다 '풍성'
문화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 분야의 활동이 많아지고는 있지만, 복지회관과 병원, 보육원 등을 순회한 금파무용단의 'Yes, We can. 우리 몸이 웃다I'의 의미는 남달랐다. 단순히 위문공연에 그치는 것이 아닌, 춤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무료로 강의를 해주고 있기 때문. 특히 보육원 아이들이 무용을 전공하고 싶어하는 경우에는 대학 진학시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금파무용단은 전통춤을 해석, 창작춤으로 변용을 시도하는 기획공연을 한옥 마당에서 열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양순희 우석대 무용학과 교수가 이끌고 있는 청호무용단은 '하늘만큼 땅만큼'을 올리며, 본 공연에 앞서 소외계층을 위한 무료공연을 한차례 더 진행했다. 전북무용협회는 문화소외지역을 찾아다니며 아이들에게 직접 무용을 가르치는 '창작무용체험프로그램'을 올해도 실시했다.
▲ 지역 소재·줄거리 있는 무용 잇달아
올해 무용계는 줄거리 있는 작품들이 대세였다. 추상적 표현보다는 탄탄한 스토리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대중들과의 소통이 쉬워진 것도 사실. 특히 무형문화재 최선 선생의 '천년의 한지 숨결로 추다'와 널마루무용단의 '제비제비 흥부야'는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이 담긴 소재들을 택하면서 화제가 됐다.
'천년의 한지 숨결로 추다'는 최선 선생이 지난 봄 대장암 수술을 받고 정식으로 오른 첫 무대. 전주 한지와 한지 장인의 삶을 한지의상 등으로 표현했으며, 전주 공연 외에도 서울 아르코예술극장에서도 공연해 전주 한지를 알렸다.
'춤으로 풀어내는 판소리 다섯바탕'을 이어가고 있는 널마루무용단은 '춤추는 춘향'과 '청의 눈물'을 잇는 세번째 작품으로 '제비제비 흥부야'를 창작초연했다. 국립민속국악원 역시 고 김소희 명창의 '춘향가'를 바탕으로 한 '사랑의 메아리'를 공연했다.
여성의 삶을 조명한 무용극들도 많았다. 부안에서는 부안 출신 여류시인 매창의 삶을 춤으로 풀어낸 무용극이 만들어졌으며, 하늘무용단은 홍석중의 장편소설 「황진이」를 토대로 인간 황진이를 재조명한 '만유의 꽃, 황진이'를 선보였다. 두댄스무용단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그녀들의 아이스크림'과 '아줌마 이야기'를 연이어 올리며 무용단 이름을 확실히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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