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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 성공기업인] ⑤이길규 (유)남노프랜차이즈 대표

전국 45개 가맹점 당일 재료 배송…'물갈비' 하나로 올 52억 매출 예상

(유)남노프랜차이즈 이길규 대표가 전주시 중화산동에 있는 작업장에서 직원에게 원재료인 돼지갈비에 양념이 잘 배도록 손질하는 법을 지도하고 있다. (desk@jjan.kr)

전주의 물갈비를 전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 전주의 맛을 알리는 선봉장을 자처하는 사람이 있다. 서울, 울산, 마산, 대구, 대전, 광주 등 전국에 걸쳐 45개의 가맹점을 두고 있는 (유)남노프랜차이즈 이길규 대표(44).

 

지난 1972년 전주시 남노송동에서 시작한 남노갈비를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키운 이 대표는 "가장 한국적인 맛인 전주 음식을 아시아 전역에 알리는 게 목표다"면서 "맛의 표준화와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노갈비는 '당일 생산 당일 배송'이 원칙이다. 대기업의 물량공세 속에서 까다로운 원료 구입과 신선도로 차별화를 꾀한 점이 주효했다.

 

(유)남노프랜차이즈는 '물갈비'라는 단일메뉴로 지난해 38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52억원을 예상한다.

 

전주 출신인 이 대표는 본래 한식 조리장이었다. 5남매의 장남인 그는 대학은 제쳐두고 음식업에 뛰어들었다. "어머니는 동네에 잔치가 있으면 꼭 불려가서 음식할 정도로 손맛이 좋은 동네 요리사였습니다. 어머니의 손맛을 물려받은 셈이죠. 여기에 유달리 남들에게 지는 걸 싫어하는 성격 때문에 새벽에 요리학원 다니고 낮에는 음식점에서 일하면서 자격증도 동료들보다 먼저 취득했죠."

 

배운 게 적은 만큼 많은 노력을 한다는 그는 서울과 전주의 유명식당은 물론 일본·중동·스위스 등의 음식점에서 일했다. 고기를 다루는 기술과 양념을 만드는 그만의 비법 등으로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한식은 다른 음식에 비해서 대우를 못받는 것이 항상 안타까웠다.

 

그는 결국 자신만의 맛으로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며 사업에 뛰어들었다.

 

1995년께 전주에서 고기구이점을 3년 동안 운영했다. 외환위기가 닥치고 무리하게 점포를 확장하면서 자금 압박에 시달렸고, 그만 부도를 맞고 말았다.

 

"장사는 잘 됐는데 자금 회수가 안 되고 금리는 자꾸 올라 은행에서 빌린 대출금 이자 갚기도 버거워 급기야 사채까지 쓰게 됐습니다. 손님이 줄 서는 음식점이었는데 결국 빚 잔치를 하고도 사업상 궁지에 몰렸지요."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 그는 극단적인 결심을 했다.

 

"밧줄을 들고 완주군 소양면에 있는 아버지 산소에 갔습니다. 유명인이 왜 자살을 결심하는지 그때 알았습니다. 집에서 나가는 아들 모습이 이상하다고 여긴 어머님께서 저를 살렸죠. 연락이 안 되니까 가족이 산속으로 저를 찾아왔고, 그 때문에 지금 이렇게 살아있습니다."

 

그뒤 도피하다시피 제주도로 갔다.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제주도에서 여성전용 찜질방을 차렸는데 이도 망했다. "시장 조사를 잘못한 탓이죠. 강원도 맥반석을 제주도까지 공수했지만 찜질방 문화가 달라 손님이 없었죠. 결국 16억원의 부채를 남기고 접어야 했습니다. 또 실패를 맛 보니까 대인기피증이 생기고 가족의 생활은 불안정의 연속이었습니다."

 

찜질방사업 실패는 그를 본업인 음식업으로 되돌려 놓았다. 이 대표는 "주위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면서 "기존 거래처, 동생 등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일본·홍콩 등에서 지인이 하는 식당을 찾아가 음식을 개발하고 일을 배워 전주에 돌아왔죠. 지난 2004년 남노와 인연을 맺고 프랜차이즈 전략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전북에 20여개를 비롯해 울산·마산·대구 등으로 가맹점을 넓혔다.

 

"저를 믿고 투자한 사람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가맹점주에게 노하우를 전수합니다. 이런 점이 입소문을 타면서 가맹점이 급증했는데, 처음 1년은 기술을 전수하고 교육하느라 눈코뜰새 없었습니다."

 

지방 브랜드라는 점 때문에 인지도가 낮은 점을 보완하기 위해 광고 홍보와 드라마 협찬 등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하지만 신종플루가 발생했을 때는 매출이 20% 이상 떨어지기도 했고, 물류 문제에 부딪치기도 했다. 지난 폭설 때는 물류 차량이 아닌 고속버스를 이용해 다른 지역에 재료를 공급하기도 했다.

 

"전북에서는 성공했지만 갈비하면 아직도 구이를 먼저 떠오르는 만큼 서울·수도권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게 관건입니다. 최근에는 홍익대 인근에 가맹점을 열어 서울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제품을 가공 유통하는 사업에 관심을 갖고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아이템으로 전주의 맛을 알리겠다는 것.

 

"전북의 농산물로 만든 식품에 지역의 이름을 붙여 전국 곳곳에 판매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흑마늘이나 오미자 등으로 맛을 특화하고, 곧바로 조리가 가능한 소포장 제품을 대형 점포 등에 납품, 전주의 맛을 알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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