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윤걸(예원대 문화영상창업대학원 교수)
확실히 전주 한옥마을에 찾아오는 관광객이 많이 늘었다. 전주시의 통계에 의하면 2009년 이미 300만에 가까운 관광객이 찾았다 하니 대단한 일이다. 한옥마을을 전주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만들어보자는 계획이 실행에 옮겨진 것이 1999년의 일이니 만 10년만에 이만큼 성장한 것이다.
이처럼 한옥마을이 명성을 쌓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한옥마을의 성과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첫째는 한옥마을에 찾아오는 사람은 많지만 대부분 일시 방문형이어서 경제적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것이고, 둘째는 관광객을 다른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허브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러한 지적은 한옥마을을 어떤 곳으로 만들어 갈 것인지(이에 대해서는 이미 그 방향이 결정되어 있으니) 보다는 이제 한옥마을의 성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찾아보라는 요구이기도 하다.
하나만 생각을 바꿔보자. 한옥마을이 행정구역상 전주시에 소재하고 있다는 생각을 버려보자. 즉 전라북도의 다른 자치단체들도 한옥마을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보자. 많은 자치단체들이 수도권 등 타 지역에 홍보관을 세우며 특산물이나 관광지를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 그 이유는 그곳에 사람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제 발로 전주까지 찾아오는 관광객들은 왜 그냥 보내는 것일까?(전주 한옥마을에는 전주시의 홍보물만 있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전라북도 관광홍보관, 순창 장하다 체험의 집, 임실치즈체험관, 진안 홍삼전시판매관, 고창 복분자 문화의 집 등을 운영하면 안되는 걸까? 도내 자치단체들이 한옥마을에 특산품 체험판매장이나 문화체험의 집 등을 개설하는 것은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첫째, 전주시의 경우 한옥마을에 관광 체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있는데 이를 다른 자치단체와 나누어진다는 잇점이 있다. 둘째, 다른 자치단체의 경우 전주시가 많은 예산을 들여 가꾸고 만들어 온 한옥마을을 거의 무상으로 활용하며, 제 발로 찾아오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손쉽게 고객관리를 할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 더불어 지자체 홍보관이나 관광안내소 역할을 겸할 수 있어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자치단체간 협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한옥마을을 전라북도 관광의 허브로 삼아 전라북도 관광산업을 확장해 갈 수 있다는 잇점도 있다.
그리고 지역경제 차원에서는 음식이나 식품 등이 새로운 관광상품이 되어 공예품 중심의 관광상품에서 그 범위를 넓혀 가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실제로 많은 관광객들은 전주에서의 경험 중 음식을 최고라고 말하고 있음을 볼 때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물론 이런 시설들이 한옥마을 고유의 정취나 정체성을 위협할 수도 있다. 따라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해마다 한옥마을에 찾아오는 300만 관광객을 빈 손으로 돌려보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치단체들간에 어떻게 서로 도울 수 있는 지 생각해보자.
/문윤걸(예원대 문화영상창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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