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시 보호안경·마스크 필수…청결도 유의
길고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왔다. 그러나 봄에는 불청객 황사가 어김없이 찾아오곤 한다. 이 불청객은 화창한 봄날을 뿌엿게 뒤덮는 것뿐 아니라 사람들에 건강까지 위협한다. 황사가 대기의 먼지를 평소보다 4배가량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황사는 봄철 중국대륙이 건조해지면서 고비사막, 타클라마칸사막 등 중국과 몽골의 사막지대와 황하 상류지대의 흙먼지가 강한 상승기류를 타고 3000~5000m 상공으로 올라가 초속 30m정도의 편서풍에 실려 우리나라에 날아오는 것이다.
황사 알갱이 크기는 10~1000㎛까지 다양한데, 1000㎛의 입자를 통칭 '황사'라고 하며 10㎛의 입자는 '황진'이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황사 현상은 주로 3~5월에 발생한다.
황사는 특히 급속한 공업화로 아황산가스 등 유해물질이 많이 배출되고 있는 중국을 경유하면서 오염물질이 섞여 건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황사가 발생하면 석영(실리콘), 카드뮴, 납, 알루미늄, 구리 등이 포함된 흙먼지가 대기를 황갈색으로 오염시켜 대기의 먼지량이 평균 4배나 증가한다. 이에 따라, 작은 황진이 사람의 호흡기관으로 깊숙이 침투해서 천식,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질환을 일으키거나, 눈에 붙어 결막염, 안구건조증 등의 안질환을 유발한다.
특히 어린이나 노인들에겐 더욱 피해가 크다. 황사 때 대기 중의 먼지 농도는 평소의 네 다섯 배에 이르는데, 황사와 같은 미세먼지는 걸러지지 않고 사람의 폐 속으로 직접 들어간다. 그 과정에서 기도를 자극해, 기침이 나게 하거나 가래나 염증을 일으키며, 기관지에 직접 작용해서 기관지 벽을 헐게 하고 때로는 협착을 일으킨다. 따라서 기도내경이 좁아져 숨 쉬는데 방해가 된다.
한편, 미세먼지는 사망률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미세먼지의 농도가 1평방미터당 10㎍이 늘어남에 따라 1일 사망률이 1%씩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고, 또한 최근에는 황사에 다이옥신이 묻어온다는 연구가 보고되기도 했다.
더욱이 최근의 황사는 중국의 빠른 산업화에 따라 공해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는 경우가 많아 건강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황사의 주요 구성물질은 실리콘과 알루미늄, 칼륨, 칼슘 등이고 미세 분진 부유물들이 포함돼 있는데 이런 물질들은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에 의해 질소산화물(NO), 황산화물(SO) 등을 생성한다.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은 흡연자들의 만성 기관지염을 악화시키고, 면역기능이 약하고 폐활량이 작은 노인과 영아에게는 호흡기 감염질환을 일으키기도 하며 천식환자나 폐질환 환자 등의 질환을 악화시킨다.
황사기간 중 한 사람이 흡입하는 먼지의 양은 평상시의 3배에 이르고 금속성분도 종류에 따라 2배에서 10배가량 많아진다고 한다. 따라서 황사현상이 심한 기간에는 기관지염이나 천식환자, 평소 눈이 약한 사람은 특히 주의를 해야 한다.
이때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상책이며, 부득이 외출해야 할 경우 보호안경과 마스크 등을 사용하고 귀가 후에는 미지근한 물로 눈과 콧속을 깨끗이 씻어낸다. 물론 손 씻기와 구강 청결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만약 눈이나 호흡기에 이상이 생기면 즉시 전문의를 찾는 것이 필요하다.
/이흥범(전북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이흥범 교수는
전북대 의과대학 및 동 대학원 석사·박사
미국 Mayo Clinic 교환교수
전북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장
전북대학교병원 교육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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