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금형 전문회사로 창업…나무뿌리제거·흙굴사기 등 개발…올 120억 목표
"중소기업도 기술 개발에 힘을 기울여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사업의 다각화를 추진해 대기업 협력업체로서 매출 한계를 넘어서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하림에서 쓰는 생계 수송차, 로젠·동부 택배의 일부 차량에 쓰이는 모빌시스템을 개발한 ㈜A.N.D 오토모빌과 동국정밀㈜의 안창근 대표(55). 안 대표는 연매출 60억원을 올리는 중소기업을 이끌며, 지난해부터 특허 출원에 주력, 연구·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완주군 봉동읍 동국정밀㈜에서 만난 안 대표는 "지난 2004년 개발한 모빌시스템은 컨테이너를 탑재한 화물차량의 몸체와 컨테이너가 분리되도록 만들어 일일이 물건을 하역할 필요가 없는 만큼 물류비 절감과 차량 회전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며 자사가 개발한 대표 제품에 대한 소개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연고 없이 신뢰로 사업 키워
안 대표는 전남 화순 출신으로 광주고·전남대 상대를 졸업하고 지난 1995년 당시 기아차 협력 업체의 전주 공장에 근무하면서 전주에 정착했다. 지난 1999년 7명의 직원과 함께 강철 금형 전문 회사인 동국정밀㈜을 창업했다.
"당시 금형은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었지만 발주가 나올 때만 제작돼 매출이 꾸준히 이뤄지지 않았고, 제작기간이 길어 고정적인 매출 확보가 필요했다"면서 "현대자동차에서 생산하는 상용차의 지붕 뼈대를 만들어 납품하면서 경상비를 조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 초기 학연·지연·혈연 등의 연고가 적은 상태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신뢰를 쌓으며 이를 극복했다.
"정직과 신용이 가장 큰 재산입니다.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우리 회사의 재무상태 등을 솔직히 밝히고 도움을 청합니다. 대신 우리 회사의 잠재력도 같이 보여줍니다. 신뢰를 쌓고 회사의 정체성을 각인시키면 상대방이 먼저 지원책을 찾아 주기도 합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일부 중소기업은 금융기관에 제시했던 사업 계획과 달리 대출 지원만 받고 부도를 내는 사례가 적지않았다.
"일부 사업자는 공장을 다른 회사와 공유하면서 금융기관의 대출 실사 과정을 통과해 대출금을 받고서 갚지 않는 사례가 발생, 거시적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풍토 속에서 신뢰가 관건이라고 여겼죠."
▲연구·개발로 사업 다각화
그는 자동차 부품만을 제조해서는 회사가 성장하는데 한계를 느끼고 사업의 다각화를 모색, 연구·개발로 눈을 돌렸다. 자금 조달이 열악한 중소기업의 현실에서 설계와 시제품 제작 과정 등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직원을 독려, '욕쟁이 사장'이라고 알려질 만큼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해 칡·가시박 등의 나무뿌리를 제거하는 '켄다', 흙굴사기인 '판다', 나무 가지를 자르는 '친다' 등의 획기적인 장비를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보통 아이디어를 제품화하는데 3년 정도 걸리는데 반해 켄다는 1년만에 제품화를 이뤘다.
매너리즘을 벗어나기 위한 정열이 개발의 모태라는 안 대표는 "개발은 시간·자금의 싸움이다. 켄다는 5명의 연구원 등과 1년 동안 40번의 시제품을 만들면서 보완을 거듭해 제작했다"면서 "경영자는 계획·통제·조정의 역할을 하는 만큼 관리자로서 아이디어를 직원에게 제공하면 직원은 시제품화를 연구하는 과정으로 제품 하나하나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완벽한 제품은 소비자로부터 나온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다.
"처음부터 완벽한 물건은 없는 만큼 켄다의 경우 전국의 자치단체에 사용 후기를 듣는 등 외부인이 지적한 보완점을 수용하고 개선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소비자의 지적을 적극적으로 수용했습니다. 소비자가 꾸준히 사용하도록 하는 길이 소비자의 신용을 쌓는 것이며, 이것이 곧 저희의 재산입니다."
그는 최근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현재 3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지만 고급 기능인력의 채용이 점점 어렵다는 것.
"기술직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산업화 시절 농업이 피폐화된 것처럼 최근에는 제조업이 인력난을 겪으며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5년 전 구안편사(口眼偏斜)가 발병, 한쪽 눈이 다소 '작아진' 안 대표는 올해 계획도 잊지 않았다.
"올해는 12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합니다. 지난해 말 특허를 받은 수목 보호용 매트인 '지킨다' 등 그동안 개발한 제품을 본격적으로 시판, 목표액을 80% 달성하면 성공한 회사가 될 것 같습니다. 더불어 나무의 잔가지를 쉽게 파쇄하고 일정한 크기로 절단해 끌어내리는 기계를 개발, 내년 시판을 목표로 제품화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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