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게 씹는 등 올바른 식습관 가져야
우리 조상들은 정월대보름을 넘기면서 부럼 깨기를 해왔다. 부럼을 자기 나이 수대로 깨물며 무사태평을 기원하고 부스럼이 나지 말라고 기원했다. 이번 정월대보름에도 많은 사람들은 잣, 밤, 호두, 은행, 땅콩 등을 깨물며 한 해 건강하기를 기원했을 것이다. 하지만 부럼을 깨물다 턱관절 손상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경우 응급처치로는 통증 부위에 약 10분 정도 얼음찜질 해 주면 좋다.
턱관절은 위턱과 아래턱이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만나는 인체 기관으로 인체에서 단 하나뿐인 양측성 관절(좌우전후 모든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관절)이다. 이곳에 장애가 발생하면 입을 크게 벌릴 때 소리가 나거나 통증이 발생하며 입을 다물 때 턱이 지그재그로 내려간다. 이 때 단순히 턱관절만 아픈 것이 아니라 신경을 누르면서 통증이 전신에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턱 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관절원판)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턱 운동을 불편하게 만들게 되면 턱관절 장애라고 할 수 있다. 턱관절 장애의 초기 증상은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또는 좌우로 움직일 때 귀 앞 관절부위에서 소리가 나게 된다. 상태가 더 진행되면 입을 벌리거나 다무는 것이 힘들어지게 된다. 음식을 씹거나 하품을 할 때 관절 부위가 아프고, 두통, 얼굴, 목, 어깨 근육이 같이 아프기도 하다. 턱관절 장애가 생기면 단순히 턱관절만 아픈 것이 아니라 머리, 허리 등 전신에 통증이 생기며 만성피로 등이 유발된다. 턱관절 장애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오랫동안 방치하면 만성질환에 걸리게 될 수 있다. 머리가 아플 수도 있고 이명(귀울림), 중이염, 난청, 현기증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내분비에도 영향을 미쳐 우울증, 신경증, 불면증, 부비동염, 만성피로, 소화불량, 손발의 냉증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한방치료로는 침구치료, 약침요법과 추나요법 등으로 치료된다. 침치료를 통한 기혈순환의 개선과 약침을 통한 염증조절 및 저항력 개선은 턱관절의 기능을 정상으로 회복시키는데 효과적이다. 또한 경추를 비롯하여 척추의 교정치료는 턱관절 장애를 치료하는데 도움이 된다. 환자의 몸 상태에 따라서는 한약을 복용하기도 한다. 턱관절로 인해 턱에 통증을 많이 느끼게 될 경우 어혈을 풀고 기혈 순환을 돕는 한약을 복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발병 원인이 되는 부족한 기를 보충해 줘야 한다. 예를 들어, 비위(脾胃) 계통의 문제(두통, 소화불량, 구토, 어깨통증)가 많고 턱관절 자체의 통증이 심할 때는 비위기능을 향상시키면서 기혈 순환을 도와 통증을 가라앉히는 한약을 복용함으로써 치료할 수 있다. 스트레스로 턱관절에 장애가 생겨 불면, 불안, 짜증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이를 해소하는 치료약을 처방받는 것도 좋다.
턱관절 장애의 평균 치료기간은 1~4주 간격으로 진료 받을 경우 약 3개월 정도 걸리며 때로는 완치되기 힘들기도 하다. 질병의 상태에 따라 편차가 심한 편이지만 평균적으로 가벼운 경우는 2~3개월에서 보편적인 경우는 3~6개월 내외, 심한 경우는 6개월 이상 걸리기도 한다. 초기에는 관절을 안정시키고 바른 자세로 자고 턱을 괴지 말며 양쪽으로 고르게 씹어야한다. 무엇보다도 초기에 치료할수록 효과가 커지며 턱관절 장애가 생기지 않도록 바른 식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송범용(우석대학교 전주한방병원 교수)
▲송범용 교수는
대한한방체열진단학회 이사 역임
현 우석대학교 한방병원 진료부장, 대한침구학회 평생회원, 대한약침학회 학술위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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