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저하 현상…영양섭취·오장기능 강화를
총명(聰明)이란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보거나 들은 것을 오래 기억하는 힘이 있음', '썩 영리하고 재주가 있음'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또한 귀 밝을 '총'과 눈 밝을 '명'자가 합해진 글자이니, 귀와 눈이 밝아 상대의 말을 잘 듣고 잘 이해하며 어떤 사물을 눈으로 보고 이치를 잘 판단할 때 총명하다고 할 수 있다.
나이가 들어 기억력이나 판단력 등이 저하되는 것은 젊어서의 총명함을 잃어버리는 것이라 할 수 있을 텐데 눈, 귀 등의 감각기관을 통한 외부 자극을 받아들이고 기억하고 판단하고 일을 처리하는 데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노인에게서 열쇠나 지갑을 어디에 두었는지 찾지 못하고 가끔씩 약속을 잊어버려 지키지 못하는 일이 나타나고 증상이 심해져서 전화걸기, 약 챙겨먹기, 외출하기 등도 힘들어지며 오래전 일들만 주로 이야기하고 엊그제 있었던 일들은 기억하지 못하는 등의 증상은 나이가 들면서 사람의 학습, 기억, 언어, 감정 등을 주관하는 뇌의 기능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들이다.
치매환자가 보이는 증상은 기억력의 저하가 대표적이지만, 이외에도 언어, 판단력, 일의 수행 등에서 장애가 나타난다. 또한 무엇보다 가족이나 주변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은 망상, 의심, 충동적이고 폭력적인 행동 등의 증상이다.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 저하되고 생활에서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면 그 정도가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여러 가지 증상 중에서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원인은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이 치료에서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사람의 정신과 감정 활동을 신체내부의 장기와 관련하여 생각해왔다. 치매 또한 노화에 따른 내부 장기 기능의 저하와 기혈의 부족 때문으로 파악하고 치료하는데, 크게 기혈이 부족한 경우, 비장과 신장의 기운이 약해진 경우, 담음이 원인이 되어 정신이 맑지 못한 경우 등으로 구분하여 치료해 왔다.
최근에 이루어진 연구들에서는 중풍을 치료하는데 사용되어온 한약 처방들이 혈관성 치매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으며, 노화와 관련되고 장기적인 질환으로서 치매의 치료에서 사상체질을 구분하고 처방을 투여하여 좋은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다.
보통 총명탕이라고 알려져 있는 처방에 사용되는 원지, 석창포와 같은 약물들을 비롯하여 개별 약재들의 치매 치료효과에 대한 연구들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치매환자의 치료는 환자의 증상과 일상적인 생활에서의 문제, 주변의 상황 등을 고려하여 약물 치료 뿐 아니라 병원에 입원, 요양시설의 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일상생활에서는 보고 듣고 만지고 셈하고 이야기하는 등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때 총명이란 글자에서처럼 눈과 귀가 밝아져 뇌의 활동이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적절한 영양섭취와 전신적인 건강상태의 관리는 오장의 기능을 충실하게 하여 치매 증상의 진행을 막는 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김락형(우석대학교 부속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 김락형 교수는
우석대 한의학과 졸업, 한의학박사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 교육이사
우석대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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