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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주보기] 한류의 재인식 - 권수태

권수태 (전주대교수· 미디어정보학 정보시스템 전공)

지난 17일 필리핀 국제성결대학교 총장님 일행이 전주를 찾았다. 한옥마을을 둘러보신 후 한정식으로 식사를 하던 중 드라마 '대장금'의 영향으로 필리핀 현지에서 한식이 상류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김치를 비롯한 한류바람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일본에서 최근 2차 한류 붐(boom)이 일고 있고,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하다보니 주부들이 홀홀단신 한국으로 향하면서 생긴 새로운 현상인 '한류처(韓流妻)'에 대한 일본 언론 '겐다이(現代)' 기사를 보도한 신문을 보고 웃어 넘긴지 사흘만의 일이다.

 

우리가 한류에 대해서 너무 가볍게 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류는 매섭게 파고든다는 냉기(寒流)와 같은 발음을 가진 용어로 1999년 11월19일자 '中國靑年報'에 최초로 등장한 이후 2002년 HOT의 공연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널리 쓰이기 시작하여 중국 뿐만 아니라 타이완·홍콩·베트남·타이·인도네시아·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었고, 이후에는 드라마·가요·영화 등 대중문화만이 아니라 김치·고추장·라면·가전제품 등 한국 관련 제품의 이상적인 선호현상까지 나타났는데, 포괄적인 의미에서는 이러한 모든 현상을 가리켜 한류라고 지칭하고 있다.

 

특히, 대장금의 경우 2003년 방송 이후 2008년 현재 약 60개국(아시아를 비롯한 이란·터키 등 중동권, 짐바브웨·르완다 등 아프리카권, 프랑스·헝가리·러시아 등 유럽권)에 수출되었고, 이란에서는 90%의 경이적인 시청율을 기록하였다고 하며, 더 나아가 한국인과 한국 자체에 애정을 느껴 한국어를 익히거나 한국 제품을 사려는 경향으로 나타나 그 경제적 효과는 약 3조 원에 이른다고 한다.

 

한류는 1단계(대중문화 유행: 드라마, 음악, 영화등 한국의 대중문화와 한국스타에 매료되어 열광하는 단계), 2단계(파생상품단계: 드라마관광, DVD, 캐릭터 상품 등 대중문화 및 스타와 직접적으로 연계된 상품을 구매하는 단계), 3단계(한국상품 구매: 전자제품, 생활용품 등 일반적인 한국상품을 구매하는 단계), 4단계(한국선호: 한국문화, 생활양식, 한국인 등 '한국'전반에 대해 선호하고 동경하는 단계)를 거쳐 확산되며, 단계별로 콘텐츠수출, 문화상품수출 및 한국관광, 한류마케팅, 국가이미지 향상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2009년 삼성경제연구소 고정민 박사를 비롯한 한류전문가가 공동으로 참여하여 국제문화산업교류재단에서 출간한 '한류포에버: 한류의 현주소와 경제적 효과 분석'에 따르면 생산유발 효과는 2005년 5조6천544억여 원에서 2007년 3조8천793억여 원으로, 취업유발 효과는 2005년 6만2천710명에서 2007년 4만2천412명으로 감소하였다고 한다.

 

이는 우리의 한류 지속과 확산을 위한 전략부재와 한류 활용계획의 미비로 인하여 초래된 결과이다. 한류가 만들어진 것이 우리의 의도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적어도 한류열풍을 확산하고 활용하는 방안은 만들었어야 하지 않을까?

 

중국의 한 미용실에서는 대장금을 활용하여 한복을 입는 체험과 더불어 이영애씨의 현재 머리스타일을 그대로 해주는 방법으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중국의 한 성형외과에서는 한국 연예인들 담당 성형외과 의사들을 초빙하여 한국 연예인들과 닮게 수술해주는 서비스로 대박을 터트리는 작금의 상황에서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막걸리가 일본에서 열풍이 불고 있고, 미국 뉴욕에서 한국식당 붐이 일어나고 있듯이 우리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존재하며 이를 찾아서 노력한다면 말이다. 특히, 전통음식의 본고장 전라북도는 전세계 와인마니아가 막걸리에 취하고, 치즈가 한국의 발효과학 김치를 배우고 패스트푸드가 한식을 부러워하도록 해야 존재의 이유가 있지 않을까?

 

/권수태 (전주대교수· 미디어정보학 정보시스템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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