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다승왕 경쟁이 치열한 3파전 구도로 펼쳐지면서 2007년 이후 첫 선발 20승 투수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승왕 경쟁은 초반에는 SK 외국인 투수 카도쿠라 켄(37)이 독주하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최근 토종 왼손 에이스인 양현종(22.KIA)과 류현진(23.한화)이 치고 나오면서 한 치 양보 없는 3각 구도가 됐다.
2일 현재 양현종이 9승(1패)으로 단독 선두로 나섰고 카도쿠라와 류현진이 1승차로 뒤를 쫓고 있다. 세 선수가 지금 같은 추세로 시즌 막판까지 승수를 쌓는다면 산술적으로 모두 20승 이상을 거둘 수 있다.
국내 프로야구의 20승 투수는 2007년 다니엘 리오스(22승)를 끝으로 맥이 끊어졌다. 그나마 2007년 기록은 리오스가 2008년 금지 약물 복용으로 일본 무대에서 퇴출당한 탓에 빛이 바래졌다.
토종 선수가 20승을 거둔 것은 1999년 정민태(당시 넥센)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올해 양현종과 류현진 가운데 20승 투수가 탄생하면 토종 선수로는 11년 만인 셈이다.
양현종, 류현진 모두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12승 5패를 거둔 양현종은 2일 삼성과 대구경기에서 생애 첫 완봉승을 올렸다. 9이닝 동안 삼진 9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순철 MBC ESPN해설위원은 "류현진, 김광현과 맞붙어도 될 정도로 뛰어난 구위였다"고 극찬했다.
지난 3월30일 시즌 첫 경기에서 패배를 안은 뒤 10경기에서 9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는 8차례나 기록했다.
특히 양현종은 11월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뽑혀야 한다는 목표가 뚜렷하다. 금메달을 따서 병역혜택을 받겠다는 목표가 확실하기 때문에 후반기로 접어들면 상승세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이미 국내 최고 왼손 투수로 자리 잡고 있던 류현진은 올해 기량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다.
지난달 25일 넥센경기와 1일 SK경기에서 연속으로 완봉승을 따냈다. 지난달 11일 LG와 청주경기에서는 17개의 삼진을 낚아 정규 이닝 최다 탈삼진 기록을 세웠고 이번 시즌 11경기를 모두 퀄리티스타트로 장식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취약한 팀 타선 탓에 2008년과 2009년 각각 14승과 13승에 그쳤지만 올해는 타선의 지원도 어느 정도 받고 있다. 류현진은 평균자책점(1.66)과 탈삼진(86개)에서도 1위를 달리면서 2006년 후 두 번째 투수 3관왕을 노린다.
시즌 개막 후 7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내면서 잘 나갔던 카도쿠라는 이후 4경기에서 1승3패로 주춤하다. 하지만 최근 2경기에서 연속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거두면서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또 다승 경쟁에서는 7승(3패)으로 4위에 오른 켈빈 히메네스(두산)와 5위 김광현(SK, 5승)이 복병이다.
히메네스는 팀 타율 3할에 육박하는 화끈한 타선이 뒤를 받치고 있고, 김광현은 류현진과 함께 자타가 공인하는 국가대표 에이스라 언제 바람을 탈지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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