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는 철저히 무시해라. 오로지 공을 어느 쪽으로 찰 것인지에만 집중해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2010 월드컵 축구대회의 개막이 오는 11일로 다가온 가운데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게 되는, 페널티킥을 차는 선수들에게 던져진 '과학적' 조언이다.
영국 엑스터 대학의 심리학자 그레그 우드가 이끄는 연구팀은 승부차기에서 키커들의 눈 움직임을 추적하고, 이들이 골키퍼 앞에서 심리적으로 어떻게 흔들리게 되는지를 찾아냈다.
연구 책임자 우드는 뉴스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페널티킥 상황에서 심리적으로 위축을 줄만한 요인들에 초점을 맞췄으며 그 결과 (최고의) 위협 요인은 바로 골키퍼"라고 평가했다.
우드는 "(골키퍼가) 스스로를 더 위협적인 존재로 부각시킬 수 있다면 키커를 훨씬 더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며 "골키퍼는 어떠한 행동들을 함으로써 키커를 혼란스럽게 할 수 있고 키커는 결국 골키퍼 가까이로 공을 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4개 월드컵 대회의 결승전 중 2경기가 승부차기로 승부가 가려졌고, 지난 82년 승부차기 도입 이후 7개 월드컵 대회에서 20개 경기가 승부차기로 승패가 갈린 만큼 이번 대회에서도 승부차기는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우드는 또 페널티킥을 차는 사람은 항상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황이지만, 불안감이 높아갈수록 골키퍼를 더 쳐다보게 된다며 "골키퍼에 주목하지 마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이같은 연구의 한 예로 지난 84년 리버풀과 AS로마가 맞붙은 유러피언컵(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승부차기를 제시했다.
당시 리버풀의 골키퍼 브루스 그로벨라는 다리를 이리저리 흔드는 동작을 취했고, 이는 키커들의 슛을 지연시킴과 동시에 집중력마저 흐려지게 함으로써 승리를 이끌어낸 바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스포츠 사이언스 저널'지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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