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안천면 중리마을…행운·비운 엇갈린 속설 지녀 화제
'한 줄기 고운 우아함은 세상 어떤 것과도 비유할 수 없고, 맑고 청순한 그러면서도 침범할 수 없는 세상의 제일 높은 곳, 그것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는 무거운 침묵의 소리인 것을….'
최소 60년, 길게는 120년을 기다려 꽃을 피우고, 한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100년을 준비하는 대나무 꽃. 지조·인내·절개의 꽃말을 지닌 이 꽃을 보면 행운이 온다는 말이 있다.
반면 대숲 전체에 일제히 꽃이 피면서 대나무가 지니고 있는 영양분을 모두 소모, 이로인해 모두 말라죽는 '비운의 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대나무 농사를 짖는 사람들은 이를 불길하게 여기는 경우까지 있다.
현대 과학으로도 풀리지않은 수수께끼인 이같은 대나무 꽃이 영겁의 신비를 간직한 채 용담댐 수변구역인 진안 안천면 백화리 중리마을에 최근 피어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대나무 꽃을 보기가 그리 쉽지 않기에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중리마을의 한 야산에 자리한 100여㎡ 규모의 대나무 숲에서 보기 힘든 대나무 꽃이 피기 시작한 때는 5월말 무렵. 이 마을에 터를 잡고 사는 황의택 군의원에 의해 처음 목격됐다.
황 의원은 "대나무에 꽃이 피었다고 하면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아 말을 못했는데 대나무 꽃을 보지는 못했어도 핀다는 것은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생각보다 꽃이 오래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말처럼 현재도 일부 꽃이 피어나 있다.
화제가 된 이 대나무 밭은 지난해 고인이 된 한 80대 노파에 의해 수 십년 전 심어졌으며, 그의 아들이 3년 전까지 관리해오다 지금은 밭 근처 허영규씨(82)가 이를 대신 가꿔오고 있다.
허영규씨는 "주인 할머니가 살아 생전, 대나무에 손도 대질 못하게 할 정도로 애지중지했던 대나무 밭"이라며 "아마도 주인네를 잊지못해 꽃을 피운것 같다"는 말로, 주인 할머니와 생을 같이한 의리있는(?) 대나무 밭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허씨는 "꽃이 핀 올해 유독 (대나무)잎과 싹이 나질 않는 것으로 보아 '꽃이 피면 생명을 다한다'는 근거가 사실로 입증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면서 "그저 마을에 나쁜 일이 생기지만을 않길 바랄 뿐"이라고 조바심을 나타냈다.
이 마을에 살고 있는 박정순(74) 할머니는 "농토를 돌보기 위해 항상 이곳을 지나치는 데, 대나무 꽃이 핀 것은 70평생 단 한 번도 보질 못했다"라며 "이상하고, 희한한 일"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나무가 꽃을 피우는 것과 관련, 일각에서 영양분의 결핍에 의한 '영양설'과 '화학성분의 변화설', '유인설', '기후설', '흑점설', '계통설' 등만 전해져 올 뿐, 정확한 관학적인 근거가 현재까지도 밝혀지지않아 신비로움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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