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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력에 기술까지…날개 단 독일축구

1990년 이후 20년 만에 통산 네 번째 세계 챔피언에 도전하는 '전차군단' 독일 축구의 기세가 무섭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대회 16강에서 '종가' 잉글랜드를 4-1로 꺾은 데 이어 4일 오전(한국시간) 열린 8강전에서는 우승후보인 아르헨티나마저 4-0으로 대파하고 4강까지 올랐다.

 

현 독일 대표팀은 무엇보다 신예와 베테랑의 조화가 강점이다. 이번 대회에서 4골을 넣은 미로슬라프 클로제(바이에른 뮌헨) 등 30대 베테랑이 팀의 구심점이고, 독일에서 치른 2006년 월드컵 때 '젊은 피'였던 루카스 포돌스키(쾰른)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필립 람(바이에른 뮌헨), 페어 메르테사커(베르더 브레멘) 등은 팀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해 농익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를 비롯해 제롬 보아텡(함부르크), 메수트 외질(베르더 브레멘) 등 20대 초반의 신예들이 가세해 팀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독일 월드컵에서 수석코치로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브레인 역할을 했던 요아힘 뢰프 감독의 지도력까지 더해져 전차군단의 쾌속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전차군단의 주 동력은 '시스템'

 

독일은 월드컵과 유럽선수권대회 등 메이저대회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해온 '토너먼트 대회의 절대 강자'다. 올해로 19회째를 맞는 월드컵에서 17차례나 본선에 올랐고, 세 차례(1954, 1974, 1990년)나 정상에 오르며 브라질(5회), 이탈리아(4회)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준우승도 4회나 된다. 결승 진출 횟수는 브라질과 함께 가장 많다.

 

1라운드에서 탈락한 1938년 프랑스 대회를 제외한 나머지 대회에서는 최소 8강 이상은 나아갔다.

 

이번 대회까지 15회 연속 8강 진출 기록도 세웠다.

 

2000년과 2004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거푸 8강 진출에 실패해 '녹슨 전차'라는 오명을 듣기도 했지만, 월드컵에서는 2002년 준우승, 2006년 3위를 차지하면서 강호로서 자존심을 지켰다.

 

이처럼 독일이 세계축구의 강호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시스템'을 들 수 있다.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무엇보다 조직력이 중요하다. 특히 수비에서 안정감 있는 팀이 좋은 성적을 내 왔다. 비록 열매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브라질의 둥가 감독이 추구한 '실리축구'도 결국은 화려함 대신 조직력을 택한 것이었다.

 

독일 대표팀 23명은 모두 자국 리그인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자국 리그 출신으로만 대표팀을 꾸린 나라는 독일과 잉글랜드, 이탈리아뿐이다.

 

이탈리아는 유럽 3대 리그 중 하나인 세리에A를 갖추고도 2006년 독일 월드컵 우승 이후 세대교체에 실패해 이번 월드컵에서 좌절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이 모인 곳이라 자국 선수들이 중심인 분데스리가와는 사정이 다르다.

 

분데스리가에서 시즌 내내 같이 뛰던 선수들이 독일 대표로 다시 뭉쳤으니 호흡은 두말할 것도 없다.

 

아르헨티나와 8강전 선발 라인업에서 바이에른 뮌헨 소속 선수만 4명이었다.

 

독일은 대표팀 주장이었던 미하엘 발라크(첼시)가 대회 직전 부상을 당해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측면 미드필더 자원이었다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업한 지 한 시즌 밖에 안된 슈바인슈타이거가 발라크의 빈자리를 깔끔하게 메워줬다.

 

전차는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 굴러간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술 가미로 날개 단 독일축구

 

이번 대회에서 독일축구의 달라진 점은 기술에서 찾을 수 있다. 조직력이 여전한 가운데 기술까지 더해지면서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 등 유럽, 남미의 강호들을 차례로 대파할 만큼 강력한 힘을 보여줬다.

 

클로제처럼 여전히 선이 굵은 축구를 하는 선수들도 있지만 외질, 슈바인슈타이거 같은 기술과 스피드를 겸비한 선수들이 패스게임을 이끌어가 독일은 갈수록 무서운 팀이 돼가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경기에서 2-0으로 앞선 후반 29분 아르네 프리드리히(헤르타 베를린)의 추가골을 도운 슈바인슈타이거의 환상적인 드리블에 상대 수비수들이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지는 모습은 달라진 독일축구를 대변하는 장면이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그동안 독일축구는 힘과 전술적 틀 등에서 강점을 보였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리그를 통해 배양된 개인적 능력들까지 가미되면서 더 파워풀한 축구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2008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스페인이 우승하면서 세계축구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했다"면서 "이제 남미와 유럽축구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독일도 그동안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패스를 무기로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 전 선수의 멀티플레이어화, 3선의 콤팩트한 수비와 압박 등으로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독일 선수들은 체격 조건도 좋은데다 기술까지 갖춰 더 유럽 챔피언 스페인보다도 더 강력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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