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째 열대야 기승, 건강 주의 필요…노약자 외출 삼가야
22일 김제의 낮 최고 기온은 35.3도로 올 들어 도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전주는 35.1도, 정읍도 34.6도로 올 들어 가장 무더운 날씨를 기록하는 등 견디기 힘든 폭염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또 열대야 탓에 시민들은 잠 못 이루는 밤을 이어가고 있다. 심상치 않은 불볕 더위에 자치단체와 소방본부 등은 각각 폭염대책을 내놓고 시민들의 건강 챙기기에 나섰다. 찜통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는 시기, 더위는 맞설 것이 아니라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의료진은 조언했다.
▲폭염·열대야에 숨막혀
전주는 22일까지 연속 5일째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열대야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전주지역의 최근 10년간 열대야 발생 일수는 9.8일로 전국 평균 5일에 비해 월등히 많은 편이다. 올해는 벌써 열대야 발생일수가 5일에 달해 그간의 평균을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전주의 열대야는 2007년 13일을 기록했다가 2008년 6일, 2009년 5일로 줄어드는 추세였다.
정읍 역시 올해 들어서만 열대야가 4차례 발생했다. 2009년에는 5일, 2008년 8일, 2007년에는 5일이었다.
군산은 올해 열대야가 2차례 발생해 2009년 1일, 2008년 5일, 2007년 4일 수준을 쉽게 넘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도입된 폭염특보 역시 심상치 않은 수준이다.
지난해 도내 폭염특보는 7월은 한 차례도 없고 8월에만 4차례 발령됐지만 올해는 지난 19일에 이어 22일 전주·김제·익산·정읍·완주·임실·순창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돼 벌써 두 차례를 기록하고 있다.
▲주말 비온 뒤 다시 찜통
올해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 아래 장기간 놓여 있기 때문이라고 전주기상대는 분석했다. 북태평양 고기압은 덥고 습한 기단(공기 덩어리)으로 구성돼 있어 평년보다 열대야가 빨리 시작되고 자주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탓에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1개월간 도내 평균기온은 22.6도로 평년보다 1.3도 높게 나타나고 평균 최고기온도 28.9도로 평년보다 1.3도 높았다.
전주기상대는 오는 24일 북상해 있는 장마전선이 수축해 잠시 하강하면서 도내 전역에 한차례 비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비의 영향으로 잠시 기온은 떨어지겠지만 이후 다시 기온이 올라 한동안 무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전주기상대는 내다봤다.
▲ 도내'무더위 쉼터'2800여곳
전북도소방안전본부는 2007~2009년 3년간 도내에서 폭염과 관련해 모두 62건의 구급활동을 벌여 환자 63명을 이송하거나 현장에서 치료했다고 밝혔다. 폭염 관련 환자는 2007년 17명이었다가 2008년 34명으로 급증, 2009년에는 12건으로 다시 줄어들었다.
지난해 도내 폭염으로 인한 구급활동은 모두 12건으로, 사고원인은 작물관리 5명, 노동 4명, 기타 3명이다.
연령별로는 80세 이상이 2명, 70대 3명, 60대 1명 등 60대 이상이 6명으로 60세 이상 노인층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지만 20대 2명, 30대 3명, 40대 3명, 50대 1명 등 사회활동이 많은 젊은 층에서도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더위로 인한 시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치단체와 도소방본부도 서둘러 대책을 마련했다.
22일 전북도에 따르면 폭염 시 노약자 대피처로 활용할 '무더위 쉼터'는 마을회관, 경로회관, 모정 등 도내에 모두 2825곳이 지정돼 8만4307명을 수용할 수 있다. 또 각 시·군별로 배치된 방문건강도우미 3967명이 찾아가는 의료와 상담 서비스를 벌일 예정이다.
자치단체 별로 폭염 때 살수차를 운영하거나 번화가에 얼음덩이를 비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도소방본부도 9월까지 지역별로 폭염특수구급대를 구성해 폭염특보 발령 시 관내 순찰을 강화하고 순회 구급활동을 벌인다. 119구급대도 폭염으로 인한 환자 발생에 대비해 얼음조끼와 얼음팩, 물스프레이 등 응급장비를 구비했다.
▲ 만성 질환자 특히 조심을
전문가들은 폭염에는 노인과 아이들이 특히 취약하지만 고혈압·당뇨 등 만성적인 질환을 앓고 있거나 비만인 경우에도 역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열 관련 질환으로 환자가 발생했을 때는 의식이 있는 경우 이온음료를 먹이거나 차가운 곳으로 옮겨 체온이 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의식이 없을 경우에는 아무 것도 먹이지 말고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의식이 없을 때 물 등을 먹으면 기도로 들어가 흡입성 폐렴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북대병원 응급의학과 정태오 교수는 "폭염에 대한 건강 관리법은 특별한 게 없고 예방이 중요하다"며 "기온이 높은 날은 가급적 외출을 피하고 수분을 자주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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