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짜리 유소년부터 메시 같은 1군 선수까지 아우를 수 있는 스타일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스페인 프로축구 명문 클럽 FC바르셀로나의 안도니 수비사레타 우레타(49) 기술위원장이 3일 오후 강서구 외발산동 메이필드호텔에서 구단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스페인 A매치 최다 출장 기록(126경기)을 가졌고, 1986년부터 1994년까지 바르셀로나에서 301경기를 뛴 골키퍼 출신 수비사레타는 4일 열릴 'FC바르셀로나 초청 K-리그 올스타전 2010'에 참가하려고 전날 바르셀로나 선수단과 방한했다.
바르셀로나는 9-10세, 11-12세, 13-14세, 15-16세, 17-18세 등 연령대별 A, B팀과 바르셀로나 B팀(16-22세) 등 총 11개의 유소년축구팀을 꾸리고 있다.
팀별로 훈련은 하루에 1시간 30분씩, 1주에 4일 실시하고 하루는 경기를 치른다.
9-14세까지는 경기를 이해하는 방식을 준비하는 단계로, 선수가 어느 포지션에 적합하고 가능성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시기다.
이때는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경기에서 궁극적인 목표는 좋은 플레이를 펼쳐 승리하는 것이지만 이기는데 훈련의 초점이 맞춰지는 것은 15세 이상부터다.
바르셀로나는 개인이 아닌 팀을 위한 선수, 축구선수라는 데 자부심을 갖는 선수, 포기하지 않는 선수를 육성하려고 노력한다. 선수들에게 축구는 인생 일부이며 공부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 역시 구단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또 선수가 축구를 즐기기를 바라며, 부상 등 축구의 부정적인 면과 마주치더라도 이를 극복하고 즐거움으로 받아들일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한다.
바르셀로나의 1군팀 선수들의 출신을 보면 유소년 클럽 시스템의 힘을 확인할 수 있다.
바르셀로나 1군은 구단의 유스 아카데미 출신이 50%를 차지한다. 33%는 스페인의 다른 팀과 외국 클럽에서 왔고, 17%가 세계적 수준의 선수들이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공격수 리오넬 메시는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서 성장해 세계적 선수가 된 좋은 예다.
수비사레타 위원장은 "우리는 유소년 선수들이 성장해 세계 일류 선수가 된다는 생각을 저버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1군 팀부터 9세 유소년 꿈나무까지 아우르는 팀의 스타일을 만드는 것이 구단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바르셀로나의 유소년 시스템이 스페인의 다른 클럽이나 다른 나라 팀들과 다른 점도 '스타일의 지속성'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유소년 지도자와 K-리그 구단의 유소년팀 운영 담당자들도 참석해 귀를 기울였다.
이들이 유소년 육성 시스템의 정착이 쉽지 않은 한국적 현실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며 조언을 구하자 수비사레타 위원장은 "물론 결과보다 내용을 중시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바르셀로나도 결과가 좋을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옳고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면 끝까지 지켜나가야 한다"고 답했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이진택 운영팀장은 "유소년 육성에서 바르셀로나나 우리나 목표는 다르지 않다. 하지만 접근하는 방법에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면서 "1군 팀 선수의 50%를 유스아카데미 출신으로 채운다는 것은 우리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었다. 연고지 정착, 프랜차이즈 스타 발굴 등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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