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중인리 코스 9.5km 구간 14억 투입 정비공사 논란
자치단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모악산 등산로 정비 사업이 오히려 자연 환경을 해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4일 전주시에 따르면 사업비 14억원을 들여 삼천동 중인리 방향에서 모악산 정상 방면으로 향하는 등산로 9.5㎞ 구간에 돌계단과 야생화를 식재하는 탐방로 정비 공사를 오는 10월까지 진행한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이번 공사는 등산객의 잦은 발길로 등산로 곳곳의 지반이 침하돼 자연 환경을 해치고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게 전주시의 설명이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모악산을 찾는 시민들은 '오히려 생태환경을 해치고 시민 건강권을 침해하는 임시방편 행정'이라고 비난했다.
의료 전문가들도 "단단한 땅의 압력을 최소화시켜야 등산객들의 무릎이나 발목 관절 부상을 줄일 수 있다"며 "돌계단 설치는 오히려 시민들의 건강을 해칠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두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초록도시국장은 4일 "등산로 패임 현상의 근본적인 이유는 물길(배수로)이 제대로 나지 않고 등산로를 따라 흐르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등산로에 돌계단을 설치하면 시민들은 이를 피해 그 옆 흙길로 다니게 되고 결국 샛길이 만들어져 자연이 망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거액의 예산을 들인 일시적 공사보다는 시민과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신중한 공사가 진행됐어야 했다"며 "지금이라도 등산로로 흐르는 물길을 계곡으로 연결할 수 있는 물길을 만들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주시 관계자는 "지반 침하로 등산로의 패임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심한 곳은 1m의 웅덩이를 만들어 낼 정도"라며 "등산객들이 웅덩이를 피해 옆길로 다니다 보니 생태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등산로 곳곳에 돌계단을 설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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