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9 07:22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사회 chevron_right 환경
일반기사

[생명수, 아름다운 전북의 호수들] ⑤김제 만경 능저수지

풍요의 들녘 지키는 농업용수 젖줄…연꽃풍경 절경·도내 유일 조종면허시험장 운영

김제지역은 도내에서 평야지역이 가장 많은 곳으로, 최대 곡창지대를 자랑한다. 때문에 옛부터 김제지역은 농경문화가 발달했다. 이처럼 김제지역의 농경문화가 발달하고, 이 곳에서 생산된 쌀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탈 수 있었던 것은 생명수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서 가능했다.

 

한국농어촌공사 동진지사는 김제지역에 있는 21개 저수지의 저수량을 적절하게 관리, 농민들이 농사를 짓는데 불편이 없도록 하고 있다. 이 중 가장 규모가 크면서도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저수지가 김제시 만경읍 만경리에 있는 '능저수지'다.

 

능저수지란 이름은 옛부터 이 곳에 연꽃과 마름이 많다하여 마름 능(菱)자를 붙여 사용하게 된 것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능저수지의 연꽃과 마름은 조선시대 성리학자인 김종직의 한시 '능제음(菱堤吟)'에서 소개됐을 만큼 유명세가 대단하다. 김종직은 능제음에서 지나가는 길손들이 타고가는 말을 멈추고 해지는 줄도 모르고 연꽃이 만개한 저수지 풍경을 구경할 정도였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만큼 능제는 드넓은 평야지역에 위치하면서도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 질좋은 쌀 생산 밑거름

 

지역의 역사문헌을 살펴보면 능저수지가 위치해 있는 현재의 장소에는 당초 둘레길이가 5.4km 규모의 자그마한 방죽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처럼 작은 능저수지가 현재 둘레길이 15km 정도의 대규모 저수지로 만들어진 것은 지난 1930년이다.

 

김제시 만경읍과 청하면, 공덕면 등 13개리에 지난 1927년부터 1929년까지 3년 동안 극심한 가뭄이 들었고, 농민들이 심은 벼가 모두 말라죽는 상황이 매년 반복되면서 저수지 확장공사가 진행됐다. 이 공사는 1929년 12월부터 이듬해인 1930년 11월까지 11개월 동안 진행됐다. 저수지 확장공사가 완료된 뒤 더 이상 농민들은 물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됐다.

 

능저수지는 평야지역에 위치해 있어 일반적으로 산의 골짜기를 막아 빗물 등을 담수하는 여타의 저수지들과 달리, 섬진강댐에서 칠보발전소를 거쳐 동진강으로 흐르는 물을 펌프를 이용해 인위적으로 퍼올려 저장하는 유역저수지다. 때문에 물을 퍼 올리기 위한 양수비가 소요된다. 그러나 수위조절이 인위적으로 가능해 수면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벌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능저수지의 제방보 높이는 7m 남짓으로 수심은 깊지 않은 편이지만 제방 길이가 976m에 이른다. 유역면적은 178ha이며, 731만 5000㎥의 물을 담수해 인근 만경읍과 청하면, 공덕면 등에 공급한다. 수혜면적은 1734ha다. 능저수지는 여타의 저수지들이 홍수조절 능력 등을 갖추고 있는데 반해 농업용수공급을 위해서만 활용된다.

 

1주일에 월·화·금요일 사흘 동안 제한적으로 물을 방류하며, 1일 15만톤의 물을 하류로 흘려보낸다.

 

▲ 사진작가·강태공 집합소

 

농업용수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만들어진 능저수지. 그러나 그 활용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주말이면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앵글 속에 아름다운 저수지 풍경을 담기 위해 버스를 대절해 몰려든다.

 

특히 이른 아침 피어오르는 물 안개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분홍빛깔 연꽃의 조화는 한 번이라도 이 광경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절대 잊을 수 없다는 게 마을 주민들의 설명이다. 겨울이면 청둥오리, 가창오리 등이 이 곳 능저수지에서 휴식을 취하며 이따금 선보이는 화려한 군무는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뿐만 아니라 능저수지에는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고 있어 강태공들이 자주 찾는다. 참붕어·잉어·민물장어·참게·가물치·빙어까지 그 종류를 다 나열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어느 때부터 인지 외래어종인 배스의 출몰로 토종 어획량이 많이 줄었다. 마을 주민들은 그물을 이용해 배스를 잡아내고 있다. 이렇게 잡힌 배스는 김제시에서 보상절차를 거쳐 농민들의 또 다른 소득원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능저수지에는 전북 유일의 조종면허시험장이 있다. 덕분에 이 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무더위를 날려줄 시원한 수상레저스포츠를 눈과 몸으로 즐길 수 있다.

 

최근 사진작가·강태공 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능저수지가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김제시가 추진하는 '능제 유원지 개발'사업이 그것이다. 김제시는 이 곳에 총체보리한우센터, 수상레포츠단지, 어린이 테마공원, 생태공원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김제와 군산, 익산 등 주변 도심에서 차량으로 불과 30분 이내 거리에 위치해 있어 이 같은 시설이 모두 완료되는 오는 2018년이면 능저수지는 시의 또 다른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주변 가볼만 한 곳

 

능저수지에서 불과 3km 남짓 떨어진 청하면에는 하소백련지가 있다. 새우가 알을 품고 있는 모양을 하고 있는 곳에 백련이 빼곡히 심어져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하소백련지 인근에는 조선말엽 한 고승에 의해 세워진 전통사찰인 청운사가 고즈넉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와 함께 김제시 진봉면 심포리에 있는 망해사도 또 다른 볼거리다. 바다 위 절벽에 세워진 망해사에 올라서면 망망대해와 울창한 소나무 숲이 한데 어우러진 풍경이 유난히 아름다웠던 망해사. 새만금방조제 준공으로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먹거리로는 지평선 총체보리 한우와 신포항 횟집단지의 신선한 횟감이 유명하다. 또 능저수지 인근의 가든에서 맛보는 쏘가리 매운탕과 붕어찜도 별미로 꼽힌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사회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