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여성…그때 그 열정으로 찰칵"
김명곤씨는 '사진작가' 대신 '사진쟁이'로 불리길 원한다.
"'사진쟁이'는 거창한 게 아니에요. 평생 사진 하나만 바라보고 사는 거지…."
1957년 봄 그는 완주군 소양에서 한 소녀를 만났다. 미놀타 플렉스 카메라로 검정 통치마와 흰 적삼을 입은 소녀를 담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 "지금도 그 때 그 마음으로 사진을 찍는다"는 그는 "사진이 평생의 벗이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이번에 출간한 사진집 「여성 포트레이트」(대흥정판사)는 사진 인생의 결실을 모은 것. 2003년부터 디지털 사진기를 사용하고 있는 그이지만 이번 사진집엔 95% 이상을 아날로그 사진으로 담았다.
"나는 과도한 조작과 포토샵이 가미된 '거짓 사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람을 속이는 일이잖아요. 올해 '대한민국 사진대전'에서도 포토샵으로 조작된 사진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참 부끄러운 일입니다."
1970년대 그는 여성 초상 사진과 웨딩사진으로 이름을 날렸다. '어떻게 하면 여성이 아름답게 비춰질까.' 그것만 고민했다.
"눈빛을 잘 봐야 합니다. 머리 스타일도 중요하고요. 빛이 어느 방향에서 오느냐에 따라 사진이 달라져요. 역광을 잘 활용했습니다. 그러면 부드러운 인상이 나오고, 머리도 금발처럼 빛나죠. 어깨선, 허리선도 잘 드러납니다."
하지만 아날로그 사진은 디지털 사진에 비해 솔직하다. 디지털 사진은 목을 가늘게, 허리도 잘록하게 만들지만, 아날로그 사진은 소프트 필터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당시 그에게 웨딩사진 요청이 쇄도한 것은 이처럼 여성들의 매력을 끌어내 평생의 단 한 번뿐인 순간을 아름답게 기억하도록 도왔기 때문이다. 하얀 면사포를 쓴 신부들은 하나같이 청순하고 순결해 보였다. 그는 "아름다운 사진으로 부부의 앞날을 축복할 수 있어서 기쁘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년 여성들이 아직도 자신의 얼굴을 찍으려면, 남편에게 동의를 받으려는 경우가 있다"며 '나는 늙었어','우리 남편이 내가 사진 찍는 걸 싫어해'라고 하면서 의기소침해하는 점이 아쉽다고도 했다. 본보 사진기자로도 활동한 그는 현재 한국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 프로 인상사진 초대작가를 맡고 있으며, 카메라대학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출판기념회는 4일 오후 5시 전주시 금암동 아크로웨딩컨벤션에서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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