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이 채소값 폭등으로 비상이 걸렸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배추값으로 김치 납품업체들의 공급가 인상 요구가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식재료는 구하기조차 어려워 일선 학교마다 때아닌 급식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익산지역 초·중·고학교들에 따르면 배추와 무·파 등 김치 재료값이 연일 폭등을 거듭하자 그동안 식재료를 학교측에 공급해 오던 공급업체들마다 불가피한 공급 중단까지 거론하면서 납품 단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뾰족한 대안을 마련할 수가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루 3,000여명에 이르는 학생들에게 점심과 저녁 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A 중·고교는 최근 김치를 납품하던 거래처로부터 2배에 가까운 납품가 인상을 요구하는 공문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금년초 계약한 김치 납품가가 kg당 3,000원 대 였으나 최근에 이 납품업체가 요구한 인상가는 무려 6,000원 대에 이르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고심에 고심만 거듭하고 있는 것.
금 값으로 비유되는 채소 대신 두부나 냉동식품 등 가공식품으로 식단을 대체하는 차선책 마련을 깊게 고민하고 있다는 A 중·고 관계자는 "학생 1인당 급식비가 1식 2,300원으로 타 학교에 비해 다소 저렴하다보니 상대적 고충은 더욱 크다"면서 "기존 제공하던 김치 분량을 가능한 최대한 줄이고 비싼 애호박이나 양배추, 시금치 등이 들어가는 반찬 대신 그나마 가격이 싼 채소 반찬으로 근근히 식단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850여명의 학생들에게 점심 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B 중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채소값 폭등에 의한 불똥을 맞고 있다.
1식에 2,500원의 급식비를 책정해 놓고 있는 이 학교 역시 최근에 김치 공급업체로부터 계약 단가 인상을 요구하는 공문을 받고 김치값 오름세가 꺾일 때까지 당분간 급식비 인상을 검토해봤으나 이마저 여의치 않을 것 같아 또다른 묘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기본 반찬으로 늘상 제공하던 김치를 학생들의 기호에 따라 챙겨 먹도록 자율배식으로 바꾸는 등 김치 소비를 최대한 줄이고 있다는 이 학교 영양사 B 씨는 "김치는 물론 상추 등의 채소값이 워낙 비싸 그동안 한달에 한번꼴로 짜던 식단을 요즘에는 시세를 보아가며 그날 그날 식단을 짤 정도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김치 대신 깎두기를, 시금치가 들어가는 잡채에는 부츠를, 그리고 두부나 콩나물 등 비교적 가격이 싼 재료로 요리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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