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숙 (전북경제살리기도민회의 공동대표)
2010년은 33.9km의 세계 최장 새만금 방조제 준공으로 새만금사업이 미래에 대한 새로운 도약의 전기와 발판을 마련한 한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새만금사업은 방조제 시대를 마무리하고 내부개발의 시대로 전환되었으며, 새만금종합실천계획 확정과 방수제 등 내부개발 착수로 동북아 경제중심지 조성과 문명을 여는 도시 새만금(아리울)이라는 비전의 구체화가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결과가 있기까지는 환경논쟁의 위기에서 새만금을 지켜냈고, 새만금특별법 제정과 새만금종합실천계획 확정을 이끌어낸 것이 전북도민의 열정과 희생의 결과라는데 이견을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난 9월 9일은 내부개발의 첫 단추라 할 수 있는 새만금 방수제 착공식이 예정되어 있었다. 51km 새만금 방수제 착공은 새만금 내부토지 중 농업용지로 사용할 8,570ha를 개발하기 위한 내부개발의 첫 단추를 끼우는 일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새만금 내부에서 어로활동으로 생계를 이어온 지역주민이 기공식장 길목에 집회신고를 냈다. 주민들은 방조제 내측에서 어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수위를 낮추지 말고 방수제 공사를 시행할 것과 내측 정박 어선이 방조제 밖으로 이동시 정박할 수 있는 선착장을 확보하고, 무허가 어선을 허가어선으로 변경하거나 감척대상 포함 등 생계를 보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주민과 관계기관의 대화가 있었지만 중앙부처의 미흡하고 소극적인 대응과 강경한 지역주민의 입장으로 아무런 결론도 얻지 못했고 국민적인 축제가 되어야 할 새만금 방수제 기공식은 취소되고 말았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것은 오랜 시간 동안 새만금 환경논쟁과 소송에 앞장섰고 방조제 최종 연결과 준공식을 만들어 낸 당당하고 활기찬 전북도민의 모습을 내부개발의 첫 단추인 방수제 기공식 이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누구 하나 새만금 방수제 공사 지연으로 발생할 새만금사업의 미래에 대한 기회비용에 대해 관심을 갖거나 국가예산 손실에 대한 책임을 묻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금까지 전북도민이 새만금을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것은 세계 최장의 방조제 하나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방조제 준공으로 그 내부에 경쟁력 있는 토지를 확보해 새만금과 전북을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만들어 우리 후손에게 자랑스러운 유산으로 물려주기 위함이었다. 불과 2, 3년전 새만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전북도민이 방수제 기공식 하나를 지켜내지 못했으니 새만금의 든든한 지원군인 전북도민의 관심과 열정이 없이 새만금사업의 미래가 있을까.
앞으로 새만금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새만금특별법 개정과 새만금개발청 설립, 새만금종합개발계획에 따른 세부실행계획을 착실하게 진행시키려면 전북도민의 협조와 관심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또한 방수제 기공식은 갖지 못했지만 이제부터 농림수산식품부가 2015년까지 9,000억원 예산을 투자하여 완공하겠다는 방수제 축조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감시하고 촉구해야 하는 일은 연안어민을 포함한 전북도민의 의무이자 권리이다. 그래야 새만금 내부개발의 첫 단추인 농업용지에서 소득을 창출함으로써 도민의 경제활동이 보다 여유로운 삶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중앙정부와 관계기관의 연안어민 생계지원에 대한 관심을 바라며, 새만금 내부개발에 대한 전북도민의 관심과 역량이 재 결집된 모습을 다시 한번 보고 싶다.
/ 조금숙 (전북경제살리기도민회의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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