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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어진 납시오" 전주봉안 600주년 기념 대제

감격의 현장 거리에 나온 시민들 발을 묶다

6일 전주 시청광장에서 시작된 '태조어진 전주 봉안 600주년 기념 대제'. 이날 행사는 조선왕조의 본향인 전주가 왕의 분신이자 상징인 어진을 모신 도시로서 전주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널리 알리는 자리가 됐다. 특히 시민들이 사진을 비롯해 동영상으로 이날 행사를 올려 트위터에서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그 열기가 뜨거웠다.

 

송하진 전주시장은 "이번 행사는 조선왕조의 발상지인 전주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젖히는 자리"라면서 "전주의 자존심을 자신감으로 승화시키는 날"이라고 밝혔다.

 

기념대제는 조선시대에 어진을 봉안한 과정을 재현한 행사로 전라관찰사가 충청관찰사로부터 어진을 넘겨받아 경기전으로 모시는 고유례, 어진 행렬, 어진봉안례로 진행됐다. 송하진 시장이 전라감찰사로 분장, 취타대와 향로를 안치한 향정이 기수와 의장대와 함께 행렬에 동행했다. 신연 의장과 봉시 예관이 어진을 모신 가마인 신연을 호위하며, 모사된 대형 어진이 모셔지면서 전주기접놀이보존회, 전주지역 풍물패를 선두로 하는 시민축하행렬단이 행진했다. 어진행렬단과 시민축하행렬단은 오거리 문화광장, 팔달로를 거쳐 경기전으로 2km를 행진했다.

 

시민들은 세대를 막론하고 '왕의 행차'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삼삼오오 거리로 나온 어르신들은 일평생 다시는 보지 못할 감격스러운 순간을 확인하기 위해 걸었다.

 

태조어진 행렬을 보기 위해 걸어왔다는 이심기씨(59·전주시 삼천동)는 "역사적으로 길이 남을 순간"이라고 했다. 울산에서 전주에 나들이 왔다는 이정희씨(29)는 "과거의 역사와 현재의 역사가 함께 살아숨쉬는 곳 같다"며 "전주에서만이 볼 수 있는 진풍경"이라고 말했다.

 

행렬단은 행진 중간 중간에 시민들을 위한 포토 타임도 가졌다. '기회는 이때다!' 는 심정으로 시민들은 너도 나도 휴대폰 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를 꺼내 들고 쉴새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오랫동안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는 김경미씨(46·전주시 송천동)는 "어진이 서울로 올라갔을 때만 해도 정말 서운했는데, 다시 전주로 돌아와 참 다행"이라며 분주하게 사진을 담았다. 이희정씨(78·전주시 호성동)도 "내가 전주 이씨여"라고 말문을 열더니 "이제 어진박물관까지 개관됐으니 더이상 부러울 게 없다"고 덧붙였다.

 

경기전에 도착한 어진은 여섯 번의 북소리를 신호로 향정을 앞세우고 조선 왕실의 종친 제관들에 의해 진전에 모셔졌다. 어진을 경기전에 봉안하게 됐음을 알리는 봉안례가 거행, 주악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초헌관과 아헌관, 종헌관이 술을 올리고 절을 올렸다.

 

하지만 이번 봉안 행렬이 역사적으로 자세하게 고증된 봉안행렬이 아니라는 사실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망궐례 역시 봉안 행렬과는 무관한 행사로 태조어진을 봉안한 대신들이 객사에 들러 무사 봉안을 임금에게 고하는 배례(拜禮·절하여 예를 표함) 했을 가능성도 있으나 좀더 세밀한 역사적 고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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