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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지 말고 끈기있는 글쓰기 초점 맞춰야"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들의 귀띔(하)

"1961년이 아마 전북일보 신춘문예가 처음 생긴 시점일 거에요. 김해강 신석정 선생님이 심사를 맡으셨죠. 신문에 내 시가 실린다는 것은 정말 상상도 못할 일이었어요." (정병렬 시인)

 

"신춘문예 응모마감일 하루 전 단편소설을 봉투에 넣는 데 울컥 눈물이 났어요. 울면 재수 없다던데…. 내가 쓴 소설을 떠나보내기 전 어떤 형태로든 속앓이를 했던 것 같아요." (소설가 김애현)

 

다시 신춘문예의 계절이다. 예비 문인들의 가슴이 쿵쿵쿵 뛰는 시기.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당선자들은 등단 이전과 이후의 경험을 각각 들려줬다.

 

2000년 소설로 등단해 극작가로 '업종 변경'해 활동하고 있는 최기우(최명희문학관 연구실장)씨는 "당선 못지 않게 당선 후의 미래를 생각하며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신춘문예는 상을 한 번 받고 끝나는 백일장이 아니기 때문에 당선 못지 않게 당당하게 내밀 수 있는 작품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최씨는 "산문의 경우 적어도 수준높은 5편 정도는 준비한 뒤 등단 첫해를 시작해야 한다"며 "당선 첫해에 원고 청탁이 집중되기도 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응모작을 무조건 많이 제출하는 것은 옥석을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보낸 듯한 인상을 주기 쉬우니 스스로 최고의 작품을 엄선해 응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신 시인은 2004년 전북일보와 세계일보에 동시에 등단, 주변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문 시인은 "낙선한 작품은 고쳐 쓰기 보다는 과감히 버리는 것이 좋다"고 했다. 떨어진 작품을 고쳐 낸다면 언젠가는 운 좋게 당선될 수도 있겠지만, 그 작품 하나로 끝날 위험이 있어서다. 문 시인은 "2003년까지 최종심에 올라갔다가 미끄러져 마음을 비웠던 기억이 난다"며 "식상한 이야기 같지만, '언젠가는 되겠지…'하는 마음으로 충실히 습작하는 게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2001년 수필로 등단한 뒤 9년 만에 수필집 「빈 들에 서 있는 지게 하나」를 출간한 한경선씨는 '단거리 육상 선수처럼 서두르지 말라'는 조언을 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글쓰기 선수'로 불려 다녔어요. 그래서 오히려 글을 멀리하게 됐습니다. 잘 써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고, 살아가는 여백에 낙서하듯이 쓰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다만 끈기있게."

 

1961년 등단했다가 절필을 선언, 30년 만에 문단에 다시 나온 정병렬 시인은 "그 당시는 치열하게 시를 쓸 자신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정 시인은 "나처럼 시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않길 바란다"면서 "규정된 틀을 얽매여 준비한 작품들은 낙선한 반면 일기 쓰듯 자유롭게 쓴 글이 오히려 당선되더라"고 귀뜸했다. 이어 정 시인은 "불안한 시대를 시쓰기를 통해 통과하려는 문학청년들의 내면을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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