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교육감 '책임론' 대두..."소신엔 변함없다"
전주지법 행정부가 23일 진보성향의 김승환 교육감이 이끄는 전북도교육청의 익산 남성고와 군산 중앙고 자율형 사립고(자율고)지정고시 취소처분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학교측의 손을 들어주자 김 교육감 측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지만 해당 학교 측은 "당연한 결과"라며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이로써 지난 7월 김 교육감 취임 이후 자율고 지정 취소여부를 놓고 벌인 지루한 법정공방이 일단락됐으며, 두 학교도 자율고로서 학사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있게 됐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당황스럽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교육감의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
자율고 끝까지 반대하겠다.
혁신학교를 통해 전북의 교육환경에 맞은 교육정책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해당 학교측은 "당연한 결과"라며 반기는 분위기이다.
남성고와 중앙고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지정된 자율고를 교육감이 자신의 교육정책과 맞지 않는다고 직권으로 지정을 취소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뒤늦게나마 재판부에서 우리 쪽의 손을 들어줘 자율고를 유지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북교육청도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고 더 이상 이 문제로 학생과 학부모에게 혼란을 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최근 2011학년도 자율고 신입생 모집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한 군산중앙고는 다음달 추가모집을 통해 정원을 채울 예정이고, 자율고 신입생 모집에서정원을 넘어선 남성고는 신입생 등록을 받기로 하는 등 자율고로서 학사일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법원의 결정을 두고 도 교육청 주변에서는 김 교육감에 대한 '책임론'이대두되고 있다.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김 교육감의 자율고 지정 취소가 잘못됐다는 것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특히 김 교육감은 지난번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전북도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도교육청이 소송에서 질 경우 형태와 종류에 상관없이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바 있어 그의 책임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 관심을 끌고 있다.
전북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김 교육감이 자신의 교육정책, 즉 선거공약과 다르다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지정한 자율고를 취소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이로 인해 지난 5개월 간 행정력만 낭비할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김 교육감의 잘못된 정책 판단으로 교육과학기술부는 물론 해당학교 측과도 마찰을 빚는 등 전북교육의 이미지에 먹칠했다"며 "그에 따른 손해는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가게 됐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법을 가장 잘 아는 김 교육감이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판단했다는 비난도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법학 전문가인 김 교육감은 평소 '헌법학자'답게 법의 정의와 해석에 중점을 둔'민주교육감' 상을 지향해왔다.
그러나 그는 이번 법원의 판단으로 그동안 쌓았던 명성이 크게 훼손되고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것이 일부 교육가족의 지적이다.
전주지법 재판부도 "김 교육감의 자율고 지정 취소 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해 위법의 소지가 있다"고 밝힌 만큼 그의 판단은 다분히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했음이 입증됐다.
실제로 교과부도 8월 23일 전북교육청에 시정명령을 내리면서 "전북교육청의 자율고 취소 처분이 내용상·절차상 모두 위법하고 재량권을 이탈·남용했으며, 행정기관이 절차상 불이익 처분을 내릴 때 행해야 하는 고지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조사됐다"고 밝혀 이 같은 법원의 결정을 예고하기도 했다.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은 해소됐으나 아직도 김 교육감의소신에는 변함이 없는데다 자율고 지정을 반대하는 익산.군산지역 자율고지정 반대대책위, 전교조 등 일부 시민·교육단체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아 자율고 지정 찬·반 양측의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판결을 통해 자율고 지정 취소를 둘러싼 법정공방이 일단락된 만큼 도교육청과 해당 학교 측은 묵은 감정을 씻어버리고 전북교육의 발전을 위해 다 함께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350명과 280명의 신입생을 각각 모집하는 남성고와 중앙고는 지난 9일 자율고 신입생 모집에서 남성고는 정원을 채웠으나 중앙고는 정원을 채우지 못해 다음달 추가모집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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