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20 22:28 (Sat)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기고
일반기사

[기고] 새만금 개발방향 이대로 좋은가

조남수 (전 새만금추진협의회 대변인)

 

어렵사리 지켜낸 새만금 방조제 건설에 힘을 모았던 이유 중의 하나가 향후 새만금을 동북아의 허브요, 물류중심으로 염원하였던 전북도민의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새만금의 내부개발 방향을 살펴보면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바 이는 다음과 같다.

 

연초 정부가 발표한 새만금 내부개발기본구상 및 종합실천계획에 의해 생겨난 생태환경용지는 5950ha로 전체 개발면적의 21%에 이르고 이중 북부생태환경용지가 3311ha를 차지하고 있다. 생태환경용지란 듣기에 고상한 말과 달리 호소습지를 말하는 것으로 인간의 주거·생산용도로 개발될 수 없는 구역이다.

 

그동안 새만금 개발에 가장 큰 장애요소는 담수호의 수질문제였다. 만경강에서 유입되는 오염원으로 인하여 제2의 시화호가 될 것이라는 환경단체의 공격에 이 시대의 키워드인 환경이 부각되면서 습지와 같은 자연정화능력의 수질개선을 이유로 내부개발용지에서 담수호와 별도로 원래 없었던 생태환경용지를 듬뿍 배려한 것이다.

 

따라서 새만금 산업단지 아래 신시배수갑문 북쪽지역이 당초 산업개발 용지에서 새와 물고기가 노니는 자연호소습지가 된 것이다. 이는 정부가 새만금에 명품복합도시를 건설하여 국제적인 물의 도시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에 수질도 그동안 농업용수에서 관광레저 등 친수활동이 가능한 3등급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북부생태환경용지는 만경강의 본류 흐름에서 비켜서 있는 정체수역으로 만경강 수질개선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이는 지난 10월 14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네델란드 새만금 지속가능개발 공동세미나에서도 제기된 바 발표자 역시 수질확보는 생태환경용지보다 만경·동진강 본류 처리가 원칙임을 확인해 주었다. 결국 생태환경용지를 대폭 확대한 것은 수질개선보다 생태경관의 이미지를 창출하고 생물자원을 확보, 생태관광과 연결되는 생태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환경이기주의와 맞물려 있다.

 

따라서 새만금 내부개발 구상은 세계 유수의 글로벌기업들의 연구·생산·유통이 이루어져 동북아의 허브기지로 발전하기를 바랐던 전북 도민의 염원과는 많은 차이가 난다. 중국의 선전지구가 개혁개방의 상징으로 중국발전의 견인차가 되었듯이 한국도 국가의 장기 발전전략의 일환으로 새만금의 대부분을 국제투자지구로 만들어 동북아의 허브기지 역할을 할 수 있게 하지 않고 명품복합수변도시라는 이유 때문에 개발용지의 상당부분을 생태환경용지로 한 것은 내일을 내다보지 못한 근시안적인 정책이다. 이는 세계의 향후 경제질서가 블록화 추세로 가는 데 한·중·일 삼국의 동북아가 이를 주도할 위치에 있으며 따라서 한국의 새만금을 동북아 중심기지로 만드는 미래지향적 개발전략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수질개선도 선택과 집중이 정답이다. 11,800ha 담수호와 이의 절반에 해당하는 호소습지를 추가로 만들어 담수호 수질개선을 꾀한다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오·폐수를 분류관거하여 담수호 유입을 차단하고 빗물저류조에 의한 하천 유지용수를 확보하면 수질개선의 길이 있다. 천혜의 양항 조건을 가진 새만금 신항과 국제공항을 갖추고 동북아 허브기지가 되려면 생태환경용지나 수변명품도시보다 우선 세계 유수의 글로벌기업을 끌어들일 저렴한 연구·생산 부지를 더 많이 확보해야 한다.

 

/ 조남수 (전 새만금추진협의회 대변인)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