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 취업문 뚫기' 아이디어로 승부
대학가에'낭만'이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 바늘구멍 뚫기 만큼이나 힘들어진 직장 구하기가 학생들을 더욱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불황의 터널이 좀처럼 가시않는 요즘 대학가에선 취업전략 7계명이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다.
지속된 경기침체에다 업친데 덮친격으로 취업난마저 심화되면서 대학문화도 새롭게 변화되고 있는 것. 사회과학서적들이 유행처럼 번지던 80년대와 달리 요즘 대학가에선 이같은 서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순수한 봉사 차원의 동아리를 손쉽게 접할수 있었던 종전과는 사뭇 다르다. 취업과 관련한 실리위주의 동아리가 학생들 사이에선 인기를 누리고 있다. 허허벌판으로 진출하게 되는 졸업생들에겐 취업동아리가 제2의 삶을 내딧는 밑거름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오후 익산시 신용동 원광대학교 새천년관 1층 109호실. 뜻을 같이하는 남학생 10명이 머리를 맛대고 무언가 고민하며 의견 개진이 한창이다.
내년 2월 대학 문을 나서게되는 4학년 진호군(경상학부)부터 새내기를 갓넌긴 2학년 박경아양(국제통상학부)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취업문을 뚫기 위한 의지로 가득찬 학생들이다.
이들은 '원광대학교 프리젠테이션(회장 김영일·경영학부 3년)'이라는 동아리 회원들로 거친 사회에 정면 승부를 걸겠다고 벼르는 취업 스터디 그룹 회원들이다.
일명 '원프'라 불리는 이 동아리가 탄생된 것은 지난 2005년 11월. 재학생 선·후배 11명이 취업 문을 돌파하기 위해 시작된 이후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해 현재는 40명의 회원에 이르고 있다.
원프 출신 학생들의 잇따른 취업이 학내에 입소문을 타면서 원광대의 대표적인 동아리로 자리잡고 있다.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문 대신 스스로 취업문을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탄생한 이 동아리는 100%의 취업률을 자랑하고 있다.
공공기업 프리렌서로 취업한 졸업생부터 금융기관과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이 동아리를 거쳐간 졸업생은 60여명에 이른다.
경영학부 3년 김영일군은 "그 누구도 우리를 지켜주거나 도와주지 않는 냉혹한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학 초년병시절부터 시작되는 취업문 두드리가 새로운 인생을 열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펼치는 프로그램 또한 다양하다. 서로 배우고 가르친다는 '교학상장'이란 취지 아래 활동중인 이들 학생들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취업을 위한 단계별 교육과 자유롭게 설정한 취업 중심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의견이 오고간다. 5명이 한조를 이뤄 펼치는 아이디어 보고에서는 백태만상의 의견들이 분출되기도 한다.
'6달러를 가지고 가장 높은 수익률 창출하기'란 주제의 과제에서는 상품팔기를 통한 이익창출부터 몇십배의 원금 부풀리기까지 이들이 쏟아내는 아이디어는 기발하다.
'원프'는 지난달 6일 과학교육재단이 마련한 전국대학교동아리경진대회에서 은상을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전국 대표적 동아리임을 새삼 입증받았다.
지난 1월 열린 원광대총장 프리젠테이션에서는 30개의 전국대학 동아리가 출전해 아이디어 보고로 인정받기도 했다.
내년 4월 개최될 기획디자인 발표 또한 전국 대학중 7번째로 마련되는 또 하나의 영예로 기록될 것이다.
이것 저것 할일 많은 대학시절 모든 것을 뒤로한 채 내일의 삶을 열기 위한 취업문 두드리기 활동이 이처럼 결실을 맺기까지는 김 회장과 총무 박경아양(국제통상학부 3년), 사업부장 윤정주양(국제통상학부 3년), 사업부장 송선우군(전자정보상거래학부 2년), 교육부장 박두선군(경영학부 2년), 교육부장 정은정양(경영학부 2년) 등의 임원진과 회원들의 지칠줄 모르는 열정에서 비롯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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