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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신춘문예 주춤…'전북 문단' 힘 떨어졌나

중앙지 1명·지역지에 단 3명 등단…전문가들 "다변화된 글쓰기 환경·젊은층 창작열기 부족 탓"

해마다 기대 이상으로 신춘문예 당선 소식을 안겼던 전북 문단이 올해는 조용하다. 올해 전국 신춘문예에 전북 지역에서 당선된 이들은 문화일보 희곡 부문 노대원(28)씨, 전북일보 동화 부문 홍인재(43)씨, 전북도민일보 시 부문 하미경(42)씨와 수필 부문 배귀선(54)씨. 매년 조선일보, 서울신문, 문화일보 등 전국에서 강세를 보였던 전북의 문청(文靑)들이 올해는 전북 문단의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같은 현실은 다변화된 글쓰기 환경, 젊은층의 사그라든 글쓰기 열기 등이 작용한다.

 

박태건 원광대 교수는 "올해 신춘문예 등단자 숫자만으로 문단의 열기가 줄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5년 전부터 문청들의 문학에 대한 촉기가 사라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국 대학에 문예창작학과(이하 문창과)가 생기면서 신춘문예가 문창과 졸업생·재학생 중심의 글쓰기 공모전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분석. 박 교수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상금이 있으면 도전해 보고 아니면 말고 식의 사고방식도 만연돼 있다"며 "문학에 대한 시각이 판이하게 달라졌다"고도 했다.

 

이병천 전북작가회의 회장(소설가)은 젊은층이 신춘문예 도전에 시들해진 것에 대해 완성하거나 바꿔야 할 현실이 없고, 지켜야 하는 주체도 없고, 부채의식이나 짊어져야 할 상처도 없는 이들에게 문학은 더이상 매력적인 요소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문학이 현실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냉정하게 직시한 결과이기도 하다"며 "자신만의 윤리를 만들거나 아예 이 환상이나 비현실적 질서로 일탈하는 경향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춘문예가 여전히 실력 있는 예비 문인들의 관문이기는 해도 다변화된 글쓰기 환경으로 그 권위가 약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박성우 시인은 "이젠 고급 독자들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며 "평생교육원·문화의집에서 뒤늦게 글쓰기 수업을 받는 중년층이 카페나 블로그, 미니홈피 등에 '생활형 글쓰기'를 하면서 신춘문예가 작가가 되기 위한 절박한 통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시인은 "등단을 했더라도 출판시장이 어렵기 때문에 괜찮은 출판사에서 시집 한 권 내기가 힘든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최명표 문학평론가도 "젊은층이 신춘문예 보다 방송작가에 관심이 높은 것도 글쓰기와 밥벌이를 연관시키기 때문"이라며 "또한 사회구조와 현실의 작동 방식에 대해 글을 쓰기 보다는 살아가는 것의 고통스러움을 지극히 개인적 차원에서 풀어가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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