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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책읽기] 고전

시간 초월한 지혜를 만나다

지식을 쌓거나 배우는데 있어 정해진 때가 없다고는 하지만 스스로 뭔가를 배운다는 건 큰 결심이 필요하다. 특히나 학창시절을 지나 가정을 갖거나 취직을 하게 되면 또 다른 책임감이 따라오니 말이다. 그래서 초등학교 4학년 조카에게 수학을 가르치며 일일학습지를 몰래 숨겼던 어린 시절을 얼마나 후회 했는지 모른다. 지금에 와서 수학을 다시 배울 수도 공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리고 보면 배우는데 정해진 때는 없지만 더 좋은 때가 있음은 분명하다. 다행히 학창시절보다 지금이 배우기 적기인 분야도 있다. 그 중 하나 꼽는 것이 책, 특히 고전 분야가 아닌가 생각한다. 고전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역사를 알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문학적인 맛 이해는 필수, 한자 습득은 선택이니까.

 

 

▲ 한시와 미학의 '친절한 만남' - 정민 저/ 휴머니스트/ 3만 2,000원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설에 비해 함축적인 시를 더 어렵게 느낀다. 한자 보다 영어가 편한 요즘 세대에게는 고전이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한시는 어떻겠는가? 굳이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보고 싶지 않은 것이 당연. 그런데 설상가상 한시에서만 끝낸 것이 아니라 한시를 통해 시의 미학적 원리까지 연구했다고 한다. 「한시미학산책」'웬만하면 피하고 싶은' 한시와 미학을 결합시켰다. 지레 겁부터 먹게 되는 제목이지만 내용은 생각보다 친절하다. 한시에 대한 기초 입문서로 활용하면 좋을 것. 중국과 한국의 한시를 고루 다루어 좋고 다양한 형태미와 내용 분석이 더해져 유익하게 읽을 수 있다. 처음부터 보기 어렵다면 '들어 본적 있는' 낯익은 시부터 골라 보는 것도 좋은 방법. 한시에 문외한인 '요즘 세대'의 한 사람으로 서는 16번째로 실린 '말장난의 행간'이 재미있게 읽혔다.

 

 

▲ 중국의 신화부터 현대문학까지 - 송철규 저/ 소나무/ 1만 5,000원

 

우리나라 문학도 어려운데 중국문학 교실이라니 한시에 이어 눈살 찌푸리는 독자가 있을 것이라 상상해 본다. 중국문학 역사를 흐름 있게 정리한 이 책은 신화부터 당나라 문학까지를 다룬 1권을 시작으로 송나라부터 아편전쟁까지 다룬 2권, 근대부터 현대 문학까지 다룬 3권을 포함해 총 세 권으로 구성 돼 있다. 중국 문학을 작가와 작품으로 살펴보고 그 속에 숨겨진 중국인들의 삶, 문화, 정신세계를 알아보고자 한 것. '새천년을 여는 삼천년의 지혜'라는 부제처럼 지난 세월을 통해 현재를 위한 지식을 얻는 것이 목적이기도 하다. 지리적으로나 정치, 경제적으로나 과거부터 중국과 뗄 수 없는 관계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의 실정상 필요한 책 일뿐 아니라 앞으로 전개될 두 나라간의 관계를 고려한다면 더욱 필요한 상식이라 생각된다. 중국에 대한 문학서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단비 같은 존재. 학창시절 배운 내용 때문인지 현대의 작품을 다룬 3권 보다 1,2권이 더 쉽게 읽히는 경향이 있으며 긴 역사를 세 권 분량으로 묶다보니 부족함을 느끼는 부분이 생길 수 있다.

 

▲ 옛 성인들의 글에서 찾는 '삶의 답' - 이소영, 한정주 저/ 일월담/ 1만 3,000원

 

'경험과 지식처럼 확실한 삶의 힌트는 없다'

 

하루에도 수십 권의 책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 고전의 필요성에 의문을 갖는 사람에게 던지는 대답이다. 아직도 유대인들이 탈무드에서 해답을 찾고 중국인들이 공자의 글을 참고하는 것처럼 우리에게도 조상들이 남긴 혜택이 있는 것. 이 책은 옛 성인들의 글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발견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읽기 어렵게 느껴졌던 고전을 쉽게 풀어써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만든 것. 세상, 마음, 사람을 큰 주제로 잡아 3장으로 구성 했으며 각각 어울리는 이야기를 실어 삶의 답을 얻고자 했다. 고전을 도구로 삼았지만 삶 자체를 돌아 볼 수 있는 책이라 더 와 닿는다. 미래를 볼 수 없는 우리에게 필요한 지침서이자 신선한 충격을 줄 책. 그래도 왜 이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 된다면 일단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상황과 느낌을 잘 설명한 작가의 프롤로그를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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