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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에서] 타향에서

조남조(한국사료협회 회장·전 전북지사)

흔히들 2011년은 선거가 없는 해라고 말한다. 정확히 말하면 투표(投票)가 없다는 뜻이지 선거행위까지 부정하는 말은 아니다. 실제로 연초부터 여러 형태의 선거전이 전개되고 있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이른바 잠룡들의 용트림이다.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대통령 후보감으로는 한나라당 쪽에 박근혜 전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 정몽준 전 대표가 있고 민주당엔 손학규 당대표, 정동영 최고위원, 정세균 최고위원이 포진하고 있다. 이 밖의 야권후보로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자유선진당의 이회창 당대표, 한명숙 전총리 등이 회자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지지율을 유지하는 박근혜 전 대표는 연초 3일간 그의 출신 기반인 대구에 가서 각종 지역행사에 참석했고 손학규 대표는 역시 연초 3일간 민주당의 텃밭으로 여기는 전북의 전주·군산·정읍 등지를 누비고 다녔다. 박 전 대표는 지난해말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하는 복지관련 공청회를 주최하기도 했다.

 

전북 출신의 정동영 최고위원은 통일원장관 출신답게 정부에 방북신청을 하는 등 햇빛정책을 계승하는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얼마전까지 당대표를 역임한 정세균 최고위원은 이른바 보편적 복지를 강조하는 등 정책홍보에 치중하고 있다.

 

이러한 잠룡들의 기지개를 접하면서 2012년 12월 19일로 예정된 대통령선거의 관전 포인트를 살펴보고자 한다.

 

첫 번째 관심은 정권교체 여부이다. 한나라당의 정권유지냐 야권의 정권탈환이냐의 문제는 국가의 장래를 결정짓는 핵심요소이기도 하다. 현재의 상황으로만 보면 정당지지도에서 한나라당이 많이 앞서있고 또 한나라당 후보의 인기가 압도적 우위를 점하는 형국이어서 정권교체가 되겠느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막상 여야 1대1 선거가 되면 예측불허의 접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아산정책연구원 의뢰로 지난 1월 20일 '리서치&리서치'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내년 대선때 한나라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자가 35.4%이고 야당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36.8%로 나타났다.

 

두 번째 관심은 한국에서도 여성대통령이 나올 것인가 하는 점이다. 올해 1월 1일 브라질에서 지우마 호세프(63) 여사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인기 높은 룰라 대통령의 바통을 받아 대권을 승계했을 때 한국의 대선과 연결 짓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에서는 여성대통령이 안 나왔지만 지난 대선에서 예상을 깨고 최초의 흑인대통령이 탄생했다. 독일의 메르켈 여자총리(66)는 맹렬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금 당장 투표하면 박근혜 의원(59)의 당선 확률이 매우 높다. 지난 1월 17일자로 보도된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박의원은 압도적으로 높은 45%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다른 후보들은 모두 한자리 숫자의 지지도.

 

그러나 대선까지는 2년 가까운 기간이 남아 있어 어떤 변수, 어떤 돌출 사건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다. 다만 말수가 적으면서 가끔 촌철살인(寸鐵殺人) 같은 발언을 하는 박의원의 스타일로 봐서 큰 무리 없이 최종 선거에 임할 것으로 보여진다. 한나라 경선에서의 대항마가 누가 될지, 야권에서 누구로 단일화가 될지가 관심거리라 하겠다.

 

세 번째 감상법은 각종 정책에서 나타나는 보수와 진보, 즉 우파와 좌파의 대결 구도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벌써부터 민주당이 제기하는 무상급식·무상의료·무상보육·대학등록금 반감 정책(이른바 3+1정책)이 뜨거운 이슈로 부각됐다. 재정 조달방식을 둘러싸고 여러 논란이 있지만 정동영의원은 부자들로부터 거둬들이는 부유세(富裕稅) 신설을 제안하고 있다.

 

한나라당 일각에서 추진하는 개헌문제도 민감한 사항중의 하나이다. 개헌하려면 국회 3분의 2 동의가 있어야하고 국민투표를 거쳐야하므로 쉽게 이루어지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친이계(親李系)쪽에서 이슈화하는 것은 다분히 대선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이러한 굵직한 정책들이 각 정당의 계파간에 또 여당과 야당간에 어떠한 쟁론으로 발전하는가에 따라 국민들간에도 상당한 이념적 구도가 형성될 것이다. 이것이 대통령선거 판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남조 회장은 익산 출신으로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언론인·정치인·행정가로 활동했다. 중앙일보 정치부장과 제 11, 12대 국회의원, 산림청장, 전라북도 지사, 한국프레스센터 이사장을 지냈다.

 

/ 조남조(한국사료협회 회장·전 전북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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