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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논소득기반 다양화 사업, 식량작물에 '중용' 을

박선화(전라북도농업기술원 현장지원국장)

'과유불급(過猶不及).'

 

'정도를 지나침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음'을 뜻하는 사자성어다. 본래 논어 〈선진편(先進篇)〉에 나오는 단어로, 자공(子貢)이 공자에게 "사(師:子張의 이름)와 상(商:子夏의 이름)은 어느 쪽이 어집니까?" 라고 묻자, 공자는 "사는 지나치고 상은 미치지 못한다"고 답하였다. "그럼 사가 낫단 말씀입니까?"하고 자공이 반문하자, 공자는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過猶不及)"고 말하였다.

 

즉 '중용(中庸)'의 중요함을 일깨워 주는 이야기라 하겠다.

 

이 '중용'은 현재 우리 쌀에 가장 필요한 덕목일 것이다. 다른 신선채소는 기상이변이나 지속적인 강우, 그리고 돌발 병해충 피해 등 여러 문제로 인하여 당장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더라도 연중 시설재배를 통해 재배가 가능하므로 쌀에 비해 단시간 내에 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쌀은 그렇지 않다. 대체로 1년에 한번 농사를 짓기 때문에 공급과 수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년은 기다려야만 한다. 더욱이 농산물은 10% 과잉 공급될 경우 가격은 30% 하락, 공급량이 10% 부족할 경우에는 30%의 가격 상승률을 보이기 때문에 쌀의 생산량과 예측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또한 현재 우리의 실정을 보면 쌀을 제외한 기타 곡물은 자급률이 6%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국제 곡물가 상승과 같은 비상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식량안보 여건 또한 그 취약성이 드러나곤 한다. 더욱이 밥쌀용 쌀의 경우 소비량 감소 추세가 워낙 급격하여 매년 20~40만톤의 잉여물량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니 우리나라 식량작물은 쌀은 지나치고, 여타 식량작물은 미치지 못하여 '중용'이 절실하다.

 

이에따라 쌀의 과잉 공급으로 가격이 하락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데, 그 방안들 중 특히 '논 소득기반 다양화 사업'이 가장 눈에 띈다.

 

이 '논 소득기반 다양화 사업'의 경우, 쌀 수급 안정은 물론 콩·밀 등 식량 및 사료작물 자급률 향상과 지역특화 품목 육성 등 일거다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2011년 논 소득기반 다양화 사업의 경우 전국적으로 4만ha(이중 전북은 6천ha)를 2010년 쌀변동 직불금 대상 논과 2010년 사업 참여 논을 대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사업추진 방식은 조사료작물(옥수수, 수단그라스, 총체벼)재배 3천ha, 농가자율에 의한 타작물재배가 2,760ha, 규모화·조직화된 경영체 240ha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그리고 대상작물은 단년생(다년생은 안됨) 작물로 한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과 계획된 면적 등 여러 조건들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역시 그 어떤 것보다도 농업인들의 적극적 참여와 미래 비전, 푸른 희망이다.

 

'논 소득기반 다양화 사업'과 같이 규모와 지원 등을 확보했다고 해서 당장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며, 이렇게 쌀 재배면적 감축에 대안을 마련했다고 하더라도 부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하여 우리는 미리 예상하여 그로 인한 피해와 손실을 줄여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사료작물, 사료용 옥수수, 콩, 밀 등을 전환재배할 경우 해당 작물의 수급불안정이 발생하여 가격하락을 동반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리 각 작물의 공급량과 가격을 감안하여 수입량을 줄이거나 수매를 통해서 대체작물의 가격하락을 방지해야 하겠다.

 

그러나 역시 신이 아닌 인간이 하는 사업에 100% 완벽을 기하기란 무척이나 어렵다. 대신 우리는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니 서로 화합하고, 이 '논 소득기반 다양화 사업' 외에도 유익하며 다양한 지원책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개발·마련하여 농업인의 소득증가와 농산물 가격안정, 그리고 국민의 식량안보 확보에 힘썼으면 한다.

 

/ 박선화(전라북도농업기술원 현장지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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