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8 14:30 (Sat)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학·출판
일반기사

[키워드로 책읽기] 밥

예술가의 생존은 누구의 책임인가

지난 1월 29일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이 사망했다. 한번 태어나면 죽는 것이 당연한 이치지만 그녀의 죽음이 이슈가 된 것은 사인(死因) 때문이었다. 실제 사인은 '갑상선 기능항진증'과 '췌장염'이었지만 부검 전 인터넷을 달군 그녀의 가짜 사인(?)은 아사(餓死)였던 것. 월세 방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다 굶어 죽었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급기야 영화 스태프의 열악한 처우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이어 '예술가의 밥(생존)은 누가 책임지나'에 대한 공방이 오고 갔고 인터넷과 트위터 등을 뜨겁게 달궜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던 소설가 김영하는 지난 14일 인터넷 절필을 선언했다. 진정 예술과 삶은 공존할 수 없는 것일까? 왜 예술가들의 삶은 그들의 작품처럼 충분히 아름답지 못한 것일까? 우리는 그들의 예술의 즐기며 어느 정도의 대가를 지불해야하는 것이며 그들이 스스로 느끼는 삶의 무게는 어떤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 예술세계 현실과 경제학을 접목하다 - 왜 예술가는 가난해야 할까

 

한스 애빙 저/ 21세기북스/ 1만 3,000원

 

 

비단 우리나라 예술가들만 가난한 것은 아니었나보다. 세계인이 시대를 막론하고 동감하는 것이 바로 예술가의 가난.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이 사실이 어떻게 당연하게 된 건지 저자는 질문을 던진다.

 

화가이면서 동시에 경제학자인 한스 리빙은 예술가들의 숨은 진실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질문에 답을 얻는다. '예술경제의 특수성' 때문에 예술가가 가난할 수밖에 없다고 요약하는 그는 예술에 대한 신화 때문에 이러한 특수성이 생겼으며 또 이로 인해 예술세계의 구조적인 빈곤현상이 나타났다고 주장한다. 예술경제에 대한 여타의 경제학적 접근방식과는 다르게 사회학적 시각과 심리학적 관점을 더해 독특한 예술가들의 성향을 분석했다. 서유럽 대륙 국가들, 영국, 미국 세 지역의 비교를 통해 우리 예술계가 나아갈 길을 모색해 보자.

 

▲ 일터에서 바라 본 한국사회의 위기 - 밥벌이의 지겨움

 

김훈 저/ 생각의 나무/ 1만 2,000원

 

'밥벌이도 힘들지만, 벌어놓은 밥을 넘기기도 그에 못지않게 힘들다. 술이 덜 깬 아침에, 골은 깨어지고 속은 뒤집히는데, 다시 거리로 나아가기 위해 김 나는 밥을 마주하고 있으면 밥의 슬픔은 절정을 이룬다' (밥벌이의 지겨움 中)

 

이 책은 신문이나 잡지에 발표한 김훈의 칼럼과 에세이 50편을 모은 것. 오랜 세월 기자생활을 해온 저자의 날카로운 직관력이 돋보이는 글들이 가득하다. '아날로그적 삶의 기쁨''늙은 기자의 노래''큰 풍경은 보이지 않는다''거리에 관한 짧은 기록'으로 구성됐으며 저자에게 닥친 위기를 통해 한국 사회의 위기를 살펴볼 수 있다.

 

이 시대의 예술가도, 직장인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아무리 힘들어도 내일 입에 넣을 밥을 벌기위해 다시 일터에 나서는 우리 모두의 모습이다.

 

▲ 예술가들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 - 예술가들의 대화

 

김지연, 임영주 저/ 아트북스/ 1만 8,000원

 

김훈의 책으로 삶의 빡빡함을 느꼈다면, 한스 애빙에게 서양 예술가들의 삶을 엿봤다면, 이제 한국 미술계 작가들의 소리를 직접 들어보자. 이 책은 미술계의 작가 20인의 대담을 모은 것으로 그들의 삶과 예술에 대한 이야기가 진솔하게 담겨있다. 서로 다른 세대 경험을 가진 두 작가를 한 팀으로 만들어 그들이 나누는 진솔한 대화를 필터링 없이 실은 것. 예술 활동 방식과 장르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그들의 '진짜 삶'까지 작가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마주 대할 수 있는 시간이다. 나아가 미술계의 현상을 통시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으며 예술이 무엇인지, 그들이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