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우 (전주지방환경청 자연환경과장)
매년 5월 22일은 UN이 정한 생물다양성의 날이다. 우리나라에는 약 10만여 종의 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현재 약 3만7천여 종이 발굴되었다. 생물자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우리나라 고유종 발굴 사업도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생물들이 건강하게 살아가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다양한 생물들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것, 바로 생물다양성의 유지 및 확대이다. 생물다양성의 유지 및 확대는 다양한 먹이 피라미드를 구성하여 생물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생물종 간 경쟁력을 키워 건전한 생태계를 구성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생물다양성의 유지 및 확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서식처의 확보 및 보호가 중요하다. 사람들도 포근한 보금자리에서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듯 생물들도 자신의 안락한 서식처가 확보되어야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생물의 우수한 서식처로 주목받는 곳이 바로 습지이다. 습지는 지역 특성 상 물환경과 육지환경이 공존하고 있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습지 속에는 다양한 형태의 서식처가 갖춰져 있고 온갖 생물들이 살아가는, 이른바 '생명의 소용돌이' 이다.
이러한 습지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습지에 대한 인식은 아직 미진한 편이다. 습지를 쓸모없는 땅으로 인식하여 이를 매립해 공장이나 농경지 등으로 전용해 온 결과 습지의 면적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이와 같은 습지의 중요성을 지역주민들에게 알려 습지의 훼손을 예방하고 우수한 습지를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보전·이용할 수 있도록 환경부와 국토해양부는 보전할 필요가 있는 우수 습지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해 보호·관리하고 있다.
우리 지역 내에도 우수한 습지가 곳곳에 분포하고 있으며 이중 대표적으로 고창 운곡습지가 있다. 환경부는 올해 3월 고창군 고인돌 유적지 근방 고창 운곡습지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 고시하였다. 이 곳은 한 때 농경지로 쓰였으나 상수원보호구역 등으로 지정되면서 사람들이 이 곳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자 숲과 습지가 스스로 복원된 특이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습지보호지역의 지정은 생물과 사람의 공존도 돕고 있다. 순천만 습지 관광으로 대표되는 생태관광이 대표적 예이다. 우수한 환경을 즐기려는 도시민의 수요가 증가하다 보니 생태관광이 활성화 되었고,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돕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이와 같은 관광객들을 지속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환경 보호에 더욱 노력하게 되고 자연스레 보호지역과 그 곳에 서식하는 생물들도 잘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전문가들이 새로운 종을 찾아내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있다. 생물들이 안락한 서식처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우수한 습지를 발굴·보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이다.
푸른 지구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생물을 위해, 그리고 앞으로 이 땅에서 살아갈 우리 후손들을 위해 우리는 깨끗한 자연환경이 유지될 수 있도록 습지 등 환경보전에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할 것이다.
/ 백진우 (전주지방환경청 자연환경과장)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